한국 대통령 후보 평균 ‘환갑’… 젊으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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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통령 후보 평균 ‘환갑’… 젊으면 안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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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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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될 수 있는 피선거권 기준

프랑스 23세, 미국ㆍ브라질 35세

“한국 40세 하한 기준 낮춰야” 지적

23일 실시될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를 앞두고 17일 파리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유세를 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미래를 여는 젊은 대통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내건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다. 안 후보는 55세로 현재 원내 5당의 대선후보 중 가장 젊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4세로 최고령인 5당 대선후보들의 평균 나이는 59.6세로 반올림하면 환갑이다. 가장 막내 뻘인 안 후보도 사기업에 다니고 있었다면 정년퇴직을 코앞에 둔 나이다. 왜 대통령 선거에만 출마하면 ‘부장님 나이’인 50대도 ‘젊은이’가 되는 걸까?

헌법 제67조 4항은 ‘대통령으로 선거될 수 있는 자는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있고 선거일 현재 40세에 달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6조 1항도 ‘선거일 현재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0세 이상의 국민은 대통령의 피선거권이 있다’고 대통령 피선거권의 연령 하한선을 못 박고 있다. 40세 미만 성인은 대통령 선거의 유권자는 될 수 있어도 후보는 될 수 없는 셈이다. 역대 대선에 출마한 대선후보 총 64명의 평균 나이가 61세인 이유 중 하나다.

대통령 피선거권의 40세 연령 하한선이 전 세계의 보편적인 기준은 아니다. 프랑스는 23세만 되면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자격을 준다. 23일 1차 투표를 치르는 프랑스 대선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는 39세. 한국 기준으로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없는 나이다. 순수 대통령제에 가까운 미국도 35세부터 대통령 선거 출마 자격을 준다. 존 F. 케네디,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 40대 대통령은 이미 낯설지 않다. 브라질도 대통령 출마 자격 연령 하한선을 35세로 정하고 있다.

선출직인 대통령 외에도 젊은 지도자를 배출한 나라는 많다. 지난해 사임한 이탈리아의 마테오 렌치 전 총리, 벨기에의 샤를 미셸 총리는 39세에 국가지도자 자리에 올랐다. 내각 절반을 여성 각료로 구성해 주목을 받은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도 44세에 취임했다. 네덜란드 총선에서 주요 연정 파트너로 떠오른 녹색좌파당의 예시 클라버(30) 대표, 이탈리아 로마의 최초 여성 시장인 비르지니아 라지(선출 당시 37) 시장 등 지구촌에서 ‘젊은 지도력’에 기대를 거는 사례는 적지 않다.

현행 대통령 피선거권의 40세 연령 제한은 1963년 5차 개정헌법을 통해 헌법에 명시됐다. 2005년 헌법재판소는 국회의원의 피선거권 연령을 25세로 제한한 공직선거법에 대한 헌법소원을 기각하면서 “유아부터 고등교육까지 모든 정규 학교교육과정을 수료하거나 이를 대체하는 직·간접적 경험을 충분히 쌓을 수 있는 연령”을 고려해 “현행 기준이 현저히 높다거나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 국회의원 출마 자격보다 15세가 더 높은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제한에 대한 헌법소원은 제기된 적 없다.

다만 최근 대통령 출마 자격 40세 연령 제한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손호철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청년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청년을 대표할 수 있는 정치가 필요한데,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진입장벽 자체를 높여서 봉쇄하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연령 하한선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근 정치발전소 사무국장도 “직무수행을 위한 경험과 능력을 선거에 출마해 평가 받는 것과 출마 자체를 법으로 지정해 막아버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헌재는 1991년 공무담임권 제한에 대해 “최대다수의 최대정치참여, 자치참여의 기회를 보장하여야 하는 것이며 그 제한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이고 필요 부득이한 경우에 국한되어야 한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반면 대통령 출마 자격 연령에 하한선은 있지만 상한선은 없다. 지난 1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공직에 65세 정년을 도입하자고 했다가 논란이 된 바 있다. 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나이 제한을) 없애려면 다 없애고 두려면 하한을 두듯이 상한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 당 대선후보 중 현재 대통령 피선거권 연령 하한선을 낮춰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후보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유일하다. 심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 출마 자격의 연령 제한을 35세로 낮추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출마 자격을 손질하려면 헌법까지 건드려야 해 연령 제한을 당장 낮추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성지원 인턴기자(고려대 사회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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