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주부 지지층 이탈이 원인
부인 특혜채용 의혹 등에 큰 실망
민주당이 전략 네거티브로 부추겨
단설유치원 신설자제 논란도 악재
여성 유권자의 표심이 양강 중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쪽으로 기울고 있다. 부인 특혜 채용 의혹 등에 실망한 가정주부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등져서라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이 18~20일 전국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 응답자의 경우 문 후보와 안 후보 지지율이 각각 39%와 35%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여성 유권자 지지율은 문 후보(43%)가 안 후보(25%)보다 18%포인트나 높았다. 5당 후보가 모두 결정된 이달 초 이후 문ㆍ안 후보의 남성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한 데 비해, 두 후보 간 여성 지지율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커졌다. 문 후보가 7%포인트 상승하는 동안 안 후보는 10%포인트나 잃은 탓이다.
안 후보 여성 지지율 하락의 핵심 요인은 가정주부의 이탈이다. 안 후보는 4월 둘째 주까지 가정주부들로부터 42%의 지지를 얻어 문 후보(27%)를 크게 따돌렸지만 한 주 만에 31%대 33%로 역전을 당했다.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주부 계층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구여권 보수 후보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같은 야권이지만 상대적으로 중도적인 안 후보에게 지지를 몰아 주다가 등을 돌린 것이다.
전문가들은 안 후보가 격화된 검증과 네거티브(비방) 공방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문 후보 지지율이 유독 낮은 주부층은 민주당의 집중 공략 대상이었다. 문 후보 캠프 관계자는 “주부 지지층 이탈을 유도하려고 안 후보 부인인 김미경 교수를 집중 네거티브 표적으로 삼는 전략을 썼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단설 유치원 신설 자제’ 논란까지 악재가 됐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모호한 정체성이나 수권 능력에 대한 의문 등 불안 요소가 주부들이 민감한 이슈와 맞물리면서 상승작용을 일으킨 걸로 보인다”고 말했고,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4월 들어 안 후보가 내놓은 생활정치 공약들이 충분히 체화되지 못하다 보니 여성에게 감동을 주지 못했고 내용마저 거꾸로 가면서 실망을 부추겼다”고 했다.
그러나 지지율 구도가 다시 바뀔 가능성은 여전하다.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원은 “지난해 말 이후 탄핵과 특검 등으로 정치 정보 유통량이 평소보다 두세 배 많아진 데다 유통 속도도 빨라지고 대선 후보에 대한 관심이나 정보 욕구도 강해진 상태”라며 “정치 일정이 강제되는 조기 대선에선 긍ㆍ부정 정보 교차와 조정 주기도 짧아진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여론조사 관련 상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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