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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장기집권 태클거는 기시다 외무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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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장기집권 태클거는 기시다 외무장관

입력
2017.04.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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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시대 언젠가 끝난다, 대비하자”차기 도전 깃발

장기집권 노리는 아베 “조금만 참아달라”응수 웃음바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장관이 지난 2월17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장 밖에서 악수하고 있다. 본(독일)=연합뉴스 자료사진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장관이 지난 2월17일(현지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장 밖에서 악수하고 있다. 본(독일)=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외교사령탑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장관이 ‘포스트아베’를 거론하며 차기 총리 도전 의욕을 드러냈다. 자신의 파벌 행사에서 “아베 시대도 끝이 온다”고 운을 띄우자, 뒤늦게 내빈으로 참석한 아베 총리가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응수해 장내에 폭소가 터지는 풍경이 연출됐다.

20일 NHK 등에 따르면 기시다 장관은 전날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신이 이끄는 ‘고치카이’(宏池會ㆍ일명 기시다파 46명) 창립 6주년 기념파티 연설에서 “아베 총리 한 사람에게 계속 의존하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며 “아베 시대도 언젠가는 끝이 온다. 우리가 그때 무엇을 할지 지금부터 생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치카이는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 전 총리가 창설한 자민당 명문 파벌로, 현재는 기시다 장관이 회장을 맡고 있는 온건성향 그룹이다.

기시다 장관은 이른바 ‘친구내각’으로 불린 2006년 아베 1차 정권 때부터 함께 해온 대표적인 아베 총리 우군. 아베 총리 후광을 그대로 이어받아 차기 정권을 맡겠다는 식의 행보를 해왔다. 그러나 파벌 내에선 “내년 총재선거를 앞두고 공격적 자세로 바꿔야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다”며 유약한 이미지 탈피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아베 시대 종료’를 떠올리게 한 기시다 장관 발언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다.

아베 총리는 행사장에 늦게 도착해 이런 상황을 전해듣고 반격에 나섰다. 축사를 하던 중 “(총리직 도전은) 조금만 더 참고 정권에 기여해달라. 힘을 합쳐 빛나는 일본을 만들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해 웃음바다가 됐다. 일본 언론은 “농담을 통해 기시다를 견제했다”고 평가했다.

겉보기와 달리 물밑에선 차기 정권을 차지하기 위한 자민당 내 파벌들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상황이다.자신의 파벌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가 대표적이다. ‘아소파’(44명)는 기시다파에 이어 당내 4번째 파벌이지만 다음달 산토파(11명)을 흡수한 뒤, 추후 기시다파까지 합병하는 ‘대(大) 고치카이 구상’을 띄우고 있다. 이 때문에 기시다파에선 아소 활용론과“연대하면 아소 부총리에게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경계론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아소 부총리의 ‘파벌 인수합병’이 성사되면 아베가 속한 호소다파(97명)에 이은 제2 파벌로 부상한다

도쿄= 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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