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이명기/사진=KIA
[수원=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오랜만에 다리가 풀렸어요."
KIA 이명기(30)가 민망한 듯 웃었다. 첫 그라운드 홈런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자 '힘들었던' 그 순간이 되살아났다.
이명기는 지난 18일 수원 kt전에서 5회 2사 1·2루 찬스에서 상대 선발 고영표의 5구째를 공략해 중견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타구를 때려냈다. 이명기는 "타구가 워낙 깊게 빠져서 펜스까지 굴러갈 것 같더라. 타구를 보고는 홈까지 달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그는 쉼 없이 홈까지 내달려 3타점 그라운드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 첫 홈런인 동시에 첫 번째 그라운드 홈런이다. 19일 kt전을 앞두고 만난 이명기는 "사실 기쁜 것보다 힘든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3루를 지나면서부터 다리가 풀렸다. 오랜만에 다리가 풀린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최근 가장 뜨거운 타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7일 트레이드를 통해 SK에서 KIA로 이적한 후 잠잠했던 그의 방망이가 다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트레이드 전까지 올 시즌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던 그는 팀을 옮긴 후 8경기에 나와 타율 0.393(28타수 11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명기가 맹활약하면서 KIA도 힘을 받고 있다. 트레이드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그는 "아직 몇 경기하지 않았다"면서도 "작년에는 주목을 못 받았는데 올해는 한 경기만 해도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온다. 작년에는 연락이 많이 안 왔다"며 웃었다.
2015년 137경기에 나와 타율 0.315, 3홈런 35타점을 올렸던 그는 지난해 타율 0.272, 1호런 22타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팀을 옮기면서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그는 "SK때는 직구 고집이 강했다. 하지만 KIA에 오니 타자들이 포인트를 앞에 두더라. (최)형우 형, (나)지완이 형 등 팀에 잘 치는 타자들이 많다. 타격이 계속 안 맞아서 그 선수들을 보고 따라 해보니까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면서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0년간 살아왔던 인천을 처음으로 떠나 광주에 새 둥지를 튼 이명기는 "SK에서 오래 있었던 만큼 아쉽긴 하지만 프로 선수라면 팀을 옮기는 것도 어쩔 수 없다"며 다부진 모습을 보였다. 이제 'KIA의 이명기'로 팀에 보탬이 돼야 한다. 그는 "(김기태) 감독님께서 허술하게 플레이를 하는 모습을 싫어하신다. 땅볼을 치고서도 전력 질주를 하는 등 사소한 부분부터 신경을 쓰다 보니 나도 더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며 "힘 없이 하는 모습은 정말 보여주기 싫다. 열심히 하는 게 가장 첫 번째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원=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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