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지ㆍ필기구만 갖고 서서 진행
19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대선후보 2차 TV토론은 대선 역사상 처음으로 ‘스탠딩 토론’ 방식으로 진행됐다.
스탠딩 토론은 사전 원고 없이 진행한다는 점에서 정해진 질문과 준비된 답변을 그대로 읽는 시간이 많았던 기존 토론 방식과는 크게 달랐다. 후보자들은 토론장에 메모지와 필기구만 지참한 채 들어가 120분 동안 서서 토론을 벌였다. 후보들이 발언하지 않는 동안 쉴 수 있도록 보조 의자가 제공됐지만, 뜨거운 열기에 후보들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서서 토론을 진행했다.
후보들은 공통질문에 대해 답변을 하고 난 뒤 발언대에서 정치ㆍ외교ㆍ안보를 주제로 9분, 교육ㆍ경제ㆍ사회ㆍ문화를 주제로 9분, 총 18분씩 할당된 ‘주도권 토론’을 이어갔다. 정책의 수치와 흐름, 주요 용어 등을 잘 숙지하고 있는 후보라면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지만 반대로 추상적인 원칙만 강조하거나 잘못된 사실 관계를 말할 경우에는 ‘불안한 리더’라는 후폭풍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토론 중 질문-답변 시간은 제한하지 않았다. 후보 당 18분의 시간총량제만 둘 뿐, 토론에 세부적인 룰을 정하지 않은 것도 변수였다.
사회자가 없는 토론 방식 역시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앞선 1차 토론의 경우, 주제와 어긋나는 네거티브 공방이 진행되면 사회자가 즉각 제지에 나선 바 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실수를 최소화하면서 네거티브가 아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후보가 좋은 점수를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예측불가의 3무 토론에 후보들은 2시간 내내 진땀을 빼야 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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