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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살리기’ 목청 높여도 해법은 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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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살리기’ 목청 높여도 해법은 허술

입력
2017.04.2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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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소득주도성장 연결고리 미흡

안, 노동개혁ㆍ성장 유기적 연계 없어

둘 다, 집중투표ㆍ다중대표소송 찬성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한국일보 자료사진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이 “경제를 살리겠다”며 저마다 장밋빛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실현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는 데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됐다. 현실성이 떨어지고 재원마련 대책 등도 부족했다.

19일 한국일보와 참여연대가 주요 대선 후보들로부터 받은 경제분야 공약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주요 후보들은 박근혜 정부의 경제 실정을 만회하겠다며 굵직한 공약들을 후보별로 차별화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이를 달성할 수 있는 방안까지 뚜렷하게 제시한 후보는 찾기 힘들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우선 대기업 정책과 관련, 대기업 총수의 전횡을 방지하기 위한 집중투표제(주주총회 이사 선임 시 1주당 1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와 다중대표소송(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임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하는 제도) 도입 등에 찬성했다. 대주주가 자사주를 활용해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규제하는 방안에도 공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두 후보는 재벌개혁을 과연 어떤 식으로 추진할 지 구체적 방안을 내 놓진 못했다. 문 후보는 ‘찬성’ 입장은 밝혔으나 실천 방안을 담지 못했고, 안 후보는 과거 공약에 비춰볼 때 정책의 일관성과 의지를 의심받고 있다.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복합쇼핑몰(백화점 마트 영화관 등이 한데 모인 쇼핑몰) 영업을 규제하는 문제에선 현실성 부족이 드러났다. 문 후보는 도시계획 단계부터 입지 및 영업시간 제한(매달 공휴일 중 2일 의무휴무) 의사를 밝혔지만 구체적 방안은 적시하지 않았다. 안 후보는 권역별 유통업체 총량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지역구에 복합쇼핑몰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는 소속 정당 일부 의원들을 떠 올리면 당내 이견 조율이 먼저 필요해 보인다.

성장 전략 역시 구체성이 부족했다. 문 후보는 소득주도 성장(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높여 내수기반 성장을 꾀하는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가계소득을 어떻게 증대시킬지, 그리고 소득증가가 어떤 경로를 거쳐 경제성장으로 연결될 지에 대한 내용은 들어있지 않았다. 교육ㆍ과학기술ㆍ공정시장 등 세가지 분야의 개혁을 통한 성장을 밝힌 안 후보의 공약은 노동시장 개혁과 성장 전략의 유기적 연계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예산이 많이 투입되는 공약을 내놓으면서도 증세를 통한 재원 마련 대책을 소홀히 취급한 것도 두 후보의 공통점이다. 문 후보 공약은 증세에 원론적으로 동의하고 있지만 가장 핵심으로 평가받는 법인세 인상에 유보적이어서 세수 증대 효과에 의문이 제기된다. 안 후보는 증세에 기본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증세 규모를 얼마로 잡을 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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