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19일 2차 TV토론에서 최근 인터뷰에서 한 ‘설거지 발언’이 여성비하라는 맹공을 받고 결국 사과했다.
홍 후보는 이날 토론 도중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로부터 ‘얼마 전 설거지를 여성의 몫이라고 했다. 이는 너무 심한 여성비하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내가 스트롱맨이라고 하니 세게 보이려고 그런 말을 했다. 실제로 집에 가면 제가 설거지를 다 한다”고 웃으면서 말해 논란을 피하려고 했다. 그러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웃어서 넘길 일이 아니다. 여성을 종으로 보지 않으면 그런 말을 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모든 딸들에게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심 후보의 지적에도 홍 후보가 “웃으라고 하는 소리였다”며 버티자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까지 나서 “빨래할 줄 모르고 설거지 안 하고 라면 끓일 줄 모르는 것이 스트롱맨이냐”고 공격에 가세했다. 이어 심 후보가 “여성을 종으로 만드는 게 스트롱맨인가”라고 재차 따지고 나서야 홍 후보는 “그 말이 잘못됐다면 제가 사과하겠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앞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집에서 설거지를 하느냐’는 질문에 “설거지를 어떻게 하느냐. 하늘이 정해놓은 것인데 여자가 하는 일을 남자에게 시키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성차별 논란이 불거지자 “집일만 하는 사람(전업주부)를 얘기하는 것”이라고 해명해 더 큰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홍 후보는 이날 토론 내내 ‘말꼬리 잡기’에 치우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진주의료원의 폐업 이유를 묻자 “일을 안 해서 폐업했다”고 퉁명스레 답했다. 무상급식 중단 논란과 관련해서도 “중단한 게 아니라 감사를 안 받으니 중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 후보가 “감사 받으면 무상급식에 찬성하냐”고 반문하자 그는 “지금은 찬성이다. 무조건 반대한 건 아니다”라면서 “(유 후보는) 꼭 하는 짓이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선후보) 같다”고 핀잔을 줬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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