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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손이 에어컨을 15초에 1대씩.. 삼성전자 가보니

입력
2017.04.1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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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제품 생산 광주사업장

에어컨-공기청정기 인기에 풀가동

로봇 덕 생산성, 불량률 동시 개선

2019년 ‘100% 자동화’ 목표

18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에어컨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공장은 특수 조립 등 사람의 수작업이 꼭 필요한 공정 외엔 로봇, 무인운반차 등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18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에어컨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에어컨 부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 공장은 특수 조립 등 사람의 수작업이 꼭 필요한 공정 외엔 로봇, 무인운반차 등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말 그대로 ‘사람 반 로봇 반’이었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죽 늘어선 직원들이 단순 작업을 반복하는 것은 옛말이 됐다. 부품을 집고 끼우며 조립하는 역할은 ‘로봇 팔’이 척척 해냈고, 사람 눈으로는 발견할 수 없는 미세한 불량을 자동으로 움직이는 카메라가 잡아냈다. 자재가 담긴 운반대는 사람의 조종 없이 스스로 주행하며 공장 곳곳을 누볐다. 18일 방문한 삼성전자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심장부’ 광주사업장 현장이다.

70만㎡에 달하는 부지 내 3개 캠퍼스로 구성된 광주사업장은 삼성전자의 생활가전 중 가장 상위모델인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다. 이곳의 에어컨 생산라인은 일찍 더워진 날씨와 미세 먼지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다양한 부가 기능을 갖춘 에어컨을 미리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지난 3월부터 풀가동에 들어갔다. 특히 삼성전자의 바람 없는 ‘무풍에어컨’은 지난해 1분기 출시 후 15개월 만에 35만대가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다.

완제품 에어컨이 15초에 한 대씩 생산되고 있는 에어컨 생산현장에서는 사람만큼 분주하게 움직이는 무인운반차(AGV)가 시선을 끌었다. AGV는 위치정보시스템(GPS)이 탑재돼 스스로 주행하면서 자재들을 실어 날랐다. 사람이 튀어나오면 차분히 멈춰 기다렸고 마주 오는 다른 AGV는 여유 있게 방향을 틀어 피했다.

AGV뿐 아니라 라인에는 로봇 팔이 한자리씩 차지하고 있었다. 로봇 팔의 역할은 각종 부품을 알맞은 위치에 끼우고 나사못까지 박는 것이다. 1㎜ 크기의 작은 구멍이 13만5,000개나 있는 무풍에어컨의 세부 검사도 3차원(3D) 스캐너가 사람을 대신하고 있다. 에어컨을 아래 위로 훑으면서 가로와 세로, 깊이까지 판독해 홀 막힘이나 이물 침투 등을 검출해 냈다.

이계복 삼성전자 에어컨그룹장은 “자재 투입과 사전 부품 조립 공정을 무인 자동화 시스템으로 운영한 결과 생산량은 기존보다 25% 늘었고 불량률은 50% 가량 줄었다”며 “2019년에는 전체 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도입해 100% 무인 자동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어컨 공장 인근의 ‘정밀금형개발센터’는 이미 전 공정을 100% 자동화했다. 제품을 찍어내는 틀인 금형 장비를 갖춰 삼성 중대형 가전제품의 디자인을 결정하는 현장에선 기계와 로봇이 움직이는 소리만 들릴 뿐 공장 안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10명 정도에 불과했다. 공장을 돌아다니는 AGV는 60여대에 달했고, 무게 30톤의 금형이 찍어내는 플라스틱 외관을 들어올리는 것도 거대한 로봇 팔의 몫이었다.

정광명 삼성전자 광주지원팀장(상무)은 “최첨단 기술로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생산해 내고 있다”며 “무풍에어컨을 비롯해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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