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당과 캠프 따로 국밥
화학적 결합 못해 대선 패배
문재인 “당 중심 선거 치르겠다”
의원들 지역에서 선거 운동 분주
안희정 아들ㆍ이재명 부인도 동참
5ㆍ9 대선의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아침 저녁으로 지역구를 찾아 지역 주민들에게 출퇴근 인사 도장을 찍고 있다. “내 선거보다 더 열심히 뛰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의원들의 ‘자발적 하방(下放)’ 의지에 따른 것이다. 문재인 후보 선거대책위 노웅래 유세본부장은 19일 “5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180도 달라진 것은 2012년 대선 패배 경험 때문이다. 당시엔 외부인사들로 채워진 캠프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지다 보니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의원들의 소외감과 불만이 컸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캠프가 점령군처럼 행세하고 의원들에게 역할도 주지 않으니 다들 나 몰라라 수수방관했고 그 결과가 대선 실패였다”고 말했다. 이를 거울 삼아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 지도부가 경선 기간부터 당 중심의 선거를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유세 현장마다 의원들이 문 후보와 같이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는 것도 5년 전과 달라진 풍경이다. 당시 캠프 측은 민주당 지지율이 후보보다 낮게 나오자,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유세 현장에서 의원들 소개도 하지 않았다.
이른바 비문 의원들의 활약상도 전에 없던 일이다. 안희정 충남지사 캠프 좌장이었던 박영선 의원은 뒤늦게 선대위에 합류했지만 후보 일정을 능가할 만큼 전국을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현직 자치단체장이라 선거운동에 나서지 못하는 안 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대신해 안 지사 아들과 이 시장 부인 등 가족이 대신 나서 선거운동에 힘을 보태는 것도 화제다.
민주당은 영남권과 농어촌, 중장년층 등 취약한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해 특화된 유세단을 띄우는 방안도 고민 중이다. 대도시 위주로 짜이는 후보 동선과 달리, 보수 성향이 짙은 농어촌 및 도서 지역을 방문하는 식이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당 상임고문이나 전직 국회의장들로 꾸린 원로 유세단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문 후보 지지의사를 밝힌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이 영호남을 맞바꿔 방문하는 ‘통합 크로스 유세’도 고려하고 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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