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ㆍ무역 회복세로
선진국 내년까지 지속성장 전망
KDI도 성장률 2.6%로 올려
전 세계 경제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5%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국 경제 성장률도 2%대 후반으로 올려 잡았다. 이는 지난달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춘 지 한달 만에 다시 긍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어서 주목된다. 국내에서도 한국은행에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성장률 전망치를 높였다.
IMF는 18일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2.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4일 ‘G20 감시보고서’에서 제시한 2.6%보다 0.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지난해 10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로 3.0%를 내 놓은 뒤 지난달 2.6%까지 낮췄다가 한달 만에 다시 성장 전망을 조정한 셈이다.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8%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 보고서를 통해 주요국의 경제 성장률을 전망한다.
IMF가 한달 만에 다시 우리나라의 성장률을 올려 잡은 것은 최근 세계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하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IMF는 이번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가 3.5%, 내년에는 3.6%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제조업 및 무역의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선진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로존(1월 전망치 1.6→1.7%) 일본(0.8→1.2%) 영국(1.5→2.0%) 등 주요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이 줄줄이 올랐다. 중국도 6.5%에서 6.6%로 0.1%포인트 높아졌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은 2.3%로 동일했다.
KDI도 이날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12월 제시한 2.4%보다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지난 5년 여간 다소 부진했던 세계경제가 올해는 3%대 중반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에 국내 수출이 예상보다 회복되고 투자도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KDI는 설비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2.3%에서 올해 4.3%로 상승 전환하고, 총수출 증가율 또한 작년 2.1%에서 올해 4.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김 부장은 “성장률 전망 조정은 작년 말 전망할 때와 비교해 ‘세계경제 침체→국내 경제 급락’의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라며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경기회복의 가장 큰 제약은 내수 침체다.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작년(2.5%)보다 낮은 2.0%로 전망됐다. 유가 상승과 미국발(發)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으로 가계의 소비여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규철 KDI 박사도 “제조업 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정체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부터는 설비투자 증가세도 둔화될 것”이라며 “2014~2015년 아파트 분양이 많았던 만큼 현재 호조세인 건설투자 또한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KDI는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2.6%)보다 낮은 2.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3일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2.6%)보다 높은 2.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힌 한국은행이나 IMF(올해 2.7%, 내년 2.8%)와는 정반대의 관측이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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