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호남 누비며 몰표 호소
“나이가 지혜” 노인 표심 자극
적폐청산 대신 국민 통합 강조
安, 대전서 안희정 추켜세워
“김정은이 나를 두려워해…
노인 빈곤 제로 시대” 선언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이튿날인 18일 전날 상대가 훑고 간 지역을 뒤쫓는 이른바 ‘꼬리물기’ 유세전을 펼쳤다. 두 후보는 동선뿐만 아니라 유세 내용에서도 통합에 초점을 두고 어르신 공약도 나란히 발표해 중도ㆍ보수층 표심을 두고 정면대결을 벌이는 양상이다.
제주에서 첫 일정을 시작한 문 후보는 이날 전주와 광주를 찾아 호남 표심을 공략했다. 전날 안 후보가 벌인 호남 유세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야권의 텃밭이자 안 후보와의 최대 격전지인 호남에서 문 후보는 안 후보를 집중 견제하면서 ‘될 놈을 밀어준다’는 호남의 전략적 투표 심리를 자극했다. 문 후보는 전주 덕진 전북대 구 정문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당장 내일부터라도 대통령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미니정당이 위기상황 속에 국정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압도적 승리를 위한 호남의 몰표를 호소했다. 문 후보는 그러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재임 중에 전주에 왔을 때 전주 시민들께서 엄청 커다란 밥솥에 비빔밥을 주셨던 걸 기억한다”며 “그 마음으로 사상 최초로 모든 지역에서 지지 받는 국민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선거운동 시작 후 이틀 간의 유세 동안 ‘적폐청산’이란 용어는 쓰지 않는 대신 ‘국민 통합’을 거듭 강조해 달라진 선거운동 기조를 뚜렷이 보여줬다
문 후보 보다 하루 늦게 대전과 대구를 차례로 찾은 안 후보도 민주당 경선 후보였던 안희정 충남지사까지 추켜세우며 통합 행보에 방점을 찍었다. 안 후보는 이날 대전 중앙시장 유세에서 “안희정 지사의 분권과 통합 정신을 안철수가 함께 실현 하겠다”며 민주당 경선 패배 이후 갈 곳 잃은 ‘안희정 표심’을 공략했다. 대구백화점 유세장에선 특유의 소몰이 연설 스타일로 “김정은이 나를 두려워하고 있다”거나 “김정은은 핵을 버리고, 도발을 멈춰라”고 큰 소리로 외치며 보수 표심을 자극했다. 이날 대구 서문시장에 안 후보가 등장하자 육교 위까지 인파가 몰려는 등 보수의 대안으로 떠오른 안 후보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두 사람은 이날 어르신 공약도 나란히 발표하며 맞대결을 펼쳤다. 문 후보는 전주 덕진 노인복지회관에서 “어머니를 모시는 마음으로 어르신 복지에 관심을 기울이겠다”며 65세 이상 어르신 70%에게 매월 차등 없이 기초연금 30만원씩 지급과 치매환자 국가책임제 실시 등을 골자로 한 어르신 정책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국민의당을 겨냥해 “제가 올해 만 64세인데, 어떤 정당에선 노쇠한 후보라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나이가 경륜이고 지혜 아닙니까”라며 노인 표심을 자극했다.
안 후보는 실질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노인 일자리를 확대해 “노인 빈곤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소득 하위 50% 이하 노인의 기초연금을 30만원까지 인상하고, 75세 이상 고령 환자의 입원비 본인 부담률을 현재 20%에서 10%까지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노인 일자리를 매년 5만개씩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제주ㆍ전주ㆍ광주=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대전ㆍ대구=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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