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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이냐 삼성이냐, 4강 PO 끝장 승부 관전포인트는

입력
2017.04.18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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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의 애런 헤인즈. 연합뉴스
고양 오리온의 애런 헤인즈. 연합뉴스

적지에서 2연승 뒤 안방에서 2패를 당해 수세에 몰린 이상민(45) 서울 삼성 감독은 “기술, 전술보다 정신력, 집중력이 더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삼성과 고양 오리온의 2016~17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는 2승2패로 동률이 됐지만 ‘흐름’은 오리온으로 넘어간 상태다.

이 감독의 말처럼 단기전 최종전에서 기술이나 전술은 큰 의미가 없다. 삼성은 평정심을 되찾는 게 중요하고 오리온은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 벼랑 끝에 내몰렸다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오리온은 분위기를 탄 데다 5차전을 홈인 고양에서 치르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지금까지 5전 3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1, 2차전을 패한 뒤에 승부를 뒤집은 사례가 없다는 통계는 삼성이 심적으로 기댈 구석이기도 하다. 삼성이 이기면 확률 100%의 전통을 이어가고, 오리온이 승리하면 0% 확률을 깨는 짜릿한 플레이오프다.

정신력 싸움이지만 두 팀의 해결사들이 ‘기본’은 해 줘야 승산이 있다. 오리온은 3, 4차전에서 몸이 풀린 애런 헤인즈(36)의 상승세를 믿고 있다. 헤인즈는 1, 2차전에서 평균 14.5점에 리바운드 7개로 부진했으나 3, 4차전에서는 26점에 8.5리바운드로 이름값을 했다. 삼성은 역시 리카르도 라틀리프(28)의 팀이다. 라틀리프는 17일 열린 4차전에서 팀은 비록 패했지만 4쿼터에서만 팀 득점 26점 가운데 21점을 혼자 책임지는 ‘원맨쇼’를 벌였다. 인천 전자랜드와 6강 플레이오프부터 9경기에서 평균 37분27초로 거의 풀타임을 뛰고도 경기당 27.6점에 리바운드 16개를 걷어내는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서울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 뉴스1
서울 삼성의 리카르도 라틀리프. 뉴스1

두 팀은 5차전에서 약점을 어떻게 보완하느냐도 중요하다. 가드진이 열세인 오리온은 외국인 선수 오데리언 바셋(31)이 ‘야전사령관’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이번 4강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18분 25초만 뛰어 8.3점, 2어시스트로 신통치 않았다. 삼성은 체력이 관건이다. 6강 플레이오프를 최종 5차전까지 치른 데 이어 4강에서도 5차전 승부를 벌이게 돼 20일 사이에 무려 10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이다. 승리한 1, 2차전만 해도 실전 감각 면에서 오히려 도움이 됐다는 평이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피로는 누적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 삼성은 4차전에서는 한 때 21점 차까지 밀리는 등 급격하게 무너졌는데 슈터인 문태영(39), 임동섭(27), 김준일(25)이 8개의 3점포를 던졌으나 하나도 성공시키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추일승(54) 오리온 감독도 이 점을 파고들어 삼성의 라틀리프에게 골밑을 열어주는 대신 외곽포를 철저히 묶고 있다. 이럴 때 노련한 최고참 가드 주희정(40)이 활로를 뚫어주는 것도 삼성이 기대할 수 있는 옵션이다. 두 팀의 운명이 결정되는 5차전은 19일 오후 7시 고양체육관에서 열린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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