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가방 등 유류품 18점 수거
3개월 동안 70명 투입할 계획
뭍으로 올라 온 세월호 선체에서 미수습자 9명을 찾는 수색 작업이 참사 1,098일 만인 18일 첫발을 뗐다. 미수습자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탑승객들의 신발, 가방 등 유류품이 잇따라 발견됐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선내 진입 1시간 반만인 오후 2시30분쯤 신발, 가방, 구명조끼 등 총 18점의 유류품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유류품은 슬리퍼(8개)와 운동화(1개) 등 신발 9개, 여행용(2개)과 배낭(2개) 등 가방 4개, 청바지, 트레이닝 바지, 학생용 넥타이, 세면도구가 들어있는 손가방, 구명조끼 1점씩이다. 선체 내부에서는 15~20㎏ 포대 80개 분량의 진흙도 수거됐다. 이로써 유류품은 총 126점으로 늘어났다. 유류품은 세척, 탈염, 건조 등의 과정을 거쳐 가족에게 인도된다.
해수부는 이날 본격적인 수색 작업 착수에 앞서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에서 선체 수색 및 미수습자 수습 계획을 발표했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현장수습본부장은 “육안 관측과 영상 촬영을 바탕으로 4층(A데크) 좌현 선수(뱃머리)부터 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곳은 미수습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선내 진입도 비교적 용이한 곳이다. 총 수색 인력은 70명이며 수색 예상 기간은 3개월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1시부터 선체정리업체인 코리아쌀베지 직원 5명과 해경ㆍ소방ㆍ해수부 각 1명씩 총 8명이 4층으로 진입했다.
수색팀은 선체 좌현에 5개 구멍(가로 1.2m 세로 1.5m)을 뚫는 등 총 9개(4개는 출입문 등 기존 뚫린 공간)의 진출입구로 작업 인력을 투입한다. 단원고 학생들이 탑승했던 4층에 6곳(객실 3, 중앙 로비 1, 선미 2), 일반 승객들이 머물렀던 3층(B데크)에 3곳(객실 1, 선미 2)이다. 세월호 선체조사위가 진상 규명을 위해 현상변경 금지를 요청한 조타실, 화물칸 등은 제외됐다.
향후 작업 난이도는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앞서 코리아쌀베지가 내시경 등을 통해 3, 4층 내부를 촬영한 결과, 객실 칸막이 등 구조물이 대부분 무너져 내렸다. 구조물은 진흙 등과 함께 좌현부터 최고 7m 가량 쌓여있는 상황이다. 녹슨 철판들이 떨어지거나 종잇장처럼 찌그러져 매달려 있는 모습 등도 확인됐다. 류찬열 코리아쌀베지 대표는 “튀어나온 선체 구조물로 작업 인력들이 부상을 입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밀폐된 공간에 진입할 때는 산소농도측정기 등 위해도를 검사하는 장비 등도 휴대해야 한다.
시간과도 싸움을 벌어야 한다. 태풍, 폭염 등 여름철 기상 여건도 수색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진교중 전 해군해난구조대(SSU) 대장은 “작업 안전성 확보와 미수습자 가족의 기다림, 국민들의 염원 등을 감안하면 얼마나 빨리 수색 작업을 마무리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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