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가 있는 고등학교 동창생을 상습 폭행하고 억대의 돈을 빼앗은 혐의로 3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김연곤)는 사기, 상습폭행, 특수상해 혐의로 송모(33)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송씨는 안산시 단원구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치킨집을 넘기겠다고 속여 2012년 8월부터 2013년 3월까지 고교 동창인 A(34)씨에게서 5,900만원을 가로챈 혐의다. 2013년 3월 치킨집을 폐업한 뒤에는 A씨 때문에 적자를 봤다며 그의 수입을 모두 자신에게 보내도록 하는 ‘계약서’를 쓰게 하고 지난해 6월30일까지 8,300여 만원을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조사결과 송씨는 지적 장애로 지능(IQ)이 79 수준인 A씨를 마구 때리고 겁박해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송씨는 치킨집 인수ㆍ운영 등의 명목으로 A씨가 애초 약정했던 2,800만원을 초과하는 돈을 A씨로부터 이미 챙겨 채권채무관계가 없었으나, 치킨집을 접은 후에도 A씨를 위협해 자신이 소개해 준 조선소 등에서 일하도록 하고 돈을 뜯어내는 등 노예처럼 부렸다.
A씨는 송씨에게 속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알루미늄 야구방망이 등으로 때리는 송씨가 무서워 신고하지 못하다가 지난해 6월 가까스로 도망쳤고 이 사실을 안 A씨 동생이 신고해 송씨의 행각이 드러났다.
송씨는 A씨로부터 가로챈 돈을 생활비와 유흥비 등으로 탕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고교를 졸업한 후 20살 때부터 부모에게서 독립해 혼자 집을 얻어 생활해왔으나 가족과 연락은 거의 하지 않고 지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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