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가득 덮은 까마귀떼와 해변까지 올라온 물고기떼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지진괴담을 확산시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인터넷 도박사이트 홍보팀장 이모(25)씨를 구속하고 친구 김모(25)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7월 26일쯤 ‘실시간 부산바다 상황, 쓰나미 징조’, ‘부산 까마귀떼 출몰, 진짜 지진 전조인가?’라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영상에는 물고기떼가 해변에 떠밀려와 파닥거리는 장면이나 까마귀떼가 전선 위에 줄지어 앉아있다가 떼를 지어 날아가는 장면이 담겨있다. 그러나 해당 사진들은 부산에서 찍은 것이 아니라 경북 울진군, 울산 등지에서 과거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올린 까마귀떼 영상은 SNS에서 조회수가 200만회에 달하고, 2,000명 가량이 공유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들은 단순 호기심이 아닌 필리핀에 사무실을 둔 모 인터넷 도박사이트 직원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소위 잘 팔리는 최신 이슈와 도박사이트 광고를 함께 담아 SNS를 통해 유포시켰다. 홍보를 위해 팔로어 수가 많은 타인의 SNS계정을 200만~300만원에 구입해 사용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해당 사진과 영상의 최초 유포자는 아니지만 금전적 목적으로 괴담을 유포시킨 만큼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밝혔다. 전기통신기본법(제47조 제2항)에 따르면 자신이나 타인에게 이익을 줄 목적으로 허위 통신을 한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이번 수사는 부산시가 지난해 7월 29일 지진괴담 확산에 따라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시작됐다. 당시 부산과 울산 일대에서 가스냄새가 난다는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시민들의 불안감이 매우 큰 상태였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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