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구 선장ㆍ이제호 어업지도관이 간직했던 20여장
우리나라 원양산업 60주년 맞아 오는 6월 ‘기념전시회’
1957년 6월 29일 부산 떠나 인도양서 참치 시험조업
우리나라 원양산업 60주년을 맞아 첫 원양어선인 ‘지남호’ 출항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는 사진이 공개됐다.
18일 한국원양산업협회(KOFA) 따르면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지남호 선장으로 최근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윤정구 선장과 당시 중앙수산시험장(현 국립수산과학원) 이제호 어업지도관이 소중하게 간직했던 사진들이다.
공개 사진 20여장은 대부분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것들로, 향후 지남호를 원형대로 복원한 모형 제작 등에 소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남호는 1946년 미국 시애틀 수산시험장이 연구활동을 위해 당시 49만달러를 들여 강선으로 건조한 종합시험조사선이다. 당시 선명은 ‘SS 워싱턴호’였다. 이후 1949년 3월 미국 ECA 원조자금 32만6,000달러를 내고 우리나라에 도입했다.
지남호라는 이름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명명했다. ‘남쪽으로 뱃머리를 돌려 그쪽에서 부(富)를 건져오라’는 뜻을 담고 있다.
230톤급에 600마력짜리 디젤기관을 장착한 지남호는 원래 건착어업(선망어업)을 할 수 있게 건조됐으나 연승(주낙)어업도 가능한 당시로는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도입 직후 정부(해무청)가 관리하다 1951년 설립된 제동산업㈜으로 소유권이 넘어갔고, 1957년 6월 29일 부산항 제 1부두를 떠나 역사적인 인도양 참치잡이 시험조업에 나서게 된다. 이날이 우리 원양산업 역사의 출발점인 셈이다.
당시 선상에서 열린 출항식에는 해무청과 중앙수산시험장 관계자, 경상남북도 수산직 공무원, 지남호 승선자, 제동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해 선원들을 격려했다. 6ㆍ25 전쟁이 남긴 상흔이 여전하던 시절이라 지남호의 출항은 건국 이래 보기 드문 경사로 꼽혔다.
지남호는 8월 14일 인도양 니코발아일랜드 해역에 도착해 광복절인 8월 15일 오전 5시 역사적인 첫 참치연승어업을 시작했다. 이날 조업실적은 0.5톤으로 많지 않았으나 순수한 우리 기술과 우리 선원의 노력으로 얻은 결실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지남호는 이후 보름간 총 10톤의 어획량을 올리고 부산을 떠난 지 108일째인 10월 4일 부산으로 돌아왔다.
원양산업협회는 이 사진들을 오는 6월 원양어업 60주년 기념전시회에서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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