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문재인-김종인 중재 나서
“정운찬도 긍정적으로 생각”
문재인은 홍석현 직접 만나기도
“3지대 합류는 중도 탈환 의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시작과 함께 통합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 비문(재인)계인 박영선 의원을 끌어안으면서 당내 통합을 마무리한 데 이어 외부 통합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특히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정운찬 전 국무총리,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 등에게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어 소멸된 ‘3지대’까지 아우를지 주목된다.
문 후보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박 의원은 17일 CBS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어제 오후 김종인 전 대표의 댁으로 찾아가 문 후보의 뜻을 전달했다”며 “(문 후보와) 함께 해달라는 간곡한 청을 제가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김 전 대표가) 즉답을 하지 않았다. 긍정적인 사인을 봤다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강하게 거절하지 않은 것 하나만으로도 매우 큰 힘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 문 후보 캠프 의원들은 최근 김 전 대표를 돕기 위해 탈당했던 최명길 의원을 만나 재결합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40여일 전 문 후보의 패권정치에 반발해 탈당한 3지대 빅텐트론을 모색해 왔던 김 전 대표가 즉각 문 대표와 손을 잡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김 전 대표와 각별한 사이의 박 의원이 중재에 나섰다는 것 자체로 의미 있게 해석되고 있다. 박 의원은 또 김종인 전 대표와 행보를 함께 하던 정운찬 전 총리의 합류 여부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신다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에 캠프 안팎에서는 “문 후보가 박 의원을 직접 만나 설득한 것처럼 분위기만 무르익으면 조만간 김 전 대표를 직접 찾아갈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정 전 총리의 합류에 대해서도 “대선 출마 이후 줄곧 문 후보와 민주당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힌 만큼 시간문제다”는 얘기가 나온다.
문 후보는 홍석현 전 회장에게도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문 후보가 홍 전 회장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만큼 직접 도와주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고 말해 문 후보와 홍 전 회장 간 교감이 오가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홍 전 회장의 경우 특히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원설이 회자되던 터라 문 후보와 손을 잡을 경우 대선 판도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문 후보 캠프에서는 3지대 인사들이 합류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지지율 1위에도 불구하고 그간 적폐청산 프레임에 갇혀 확장성에 어려움을 겪던 문 후보 입장에서는 천군만마의 우군을 만나는 셈이다. 캠프 관계자는 “3지대 인사들이 합류하면 안 후보에게 선점 당한 중도 고지를 되찾아 오는 의미가 있다”면서 “문 후보가 말하고 있는 적폐세력 즉 기득권 부패세력의 기준이 어디에 있는지도 분명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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