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2년간 실험 결과… 공격 성향은 완화
사춘기로 접어드는 초등학교 고학년생이 식물을 기르면 공격 성향이 줄어들고 공감 능력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7일 농촌진흥청이 서울 망우초교 4학년 학생 33명(실험군 19명, 대조군 14명)을 대상으로 2년 동안 20회에 걸쳐 식물 기르기 활동을 실시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이 다른 학생에 비해 공격성이 완화되고 공감 능력이 증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실험 대상 학생들에게 농업 활동을 통해 마음과 신체 건강을 증진시키는 ‘치유 농업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는 자신이 느낀 감정을 담아 화분을 만들거나, 친구들과 함께 고른 새싹을 파종하는 등 다양한 과제를 통해 자기 욕구를 파악하고 다른 사람과 공감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돌아가면서 화분에 물을 주며 협업하는 방법도 익힌다.
프로그램 후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의 공격성, 적대감, 분노감 등을 측정한 결과, 실험 1년 차인 4학년 때는 공격 성향이 7% 감소했고, 2년 차에는 13%까지 줄었다. 반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은 2년간 4~6% 감소에 그쳤다. 정선희 연구원은 “프로그램 참가 학생의 99.6%가 공격 성향이 완화되는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감정 이입, 조절 등의 정서지능 역시 4~5학년 때 각각 3%씩 증가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식물을 기르고 가꾸는 것만으로도 학교 내 괴롭힘, 폭력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이 꾸준히 치유 농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부와 협력해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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