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탁구 정상은(27ㆍ삼성생명)이 제23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계랭킹 2위 판젠둥(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쉬운 은메달에 머물렀다. 정상은은 16일 중국 우시에서 열린 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판젠둥에게 0-3(5-11 5-11 8-11)으로 완패했다. 정상은은 32강에서 세계 최강자 마룽(중국)을 꺾는 이변을 일으킨 상승세를 결승까지 이어갔지만 판젠둥에게 덜미를 잡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아시아선수권 남자단식에서 은메달을 딴 건 남자대표팀 사령탑인 김택수 감독이 2000년 카타르 대회에서 2위에 오른 이후 17년 만이다. 남자단식 메달도 2007년 양저우 대회 오상은(은퇴)의 동메달 이후 10년 만이다.
준결승에서 일본의 니와 고키에 1, 2세트를 내주고도 3, 4, 5세트를 따내며 극적인 3-2 역전승으로 결승에 오른 정상은은 판젠둥과 만났다. 판젠둥은 강한 서브와 포핸드 드라이브를 앞세워 정상은을 공략했고, 정상은은 첫 세트를 5-11로 내줬다. 기세가 오른 판젠둥은 2세트도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11-5로 가져갔고, 여세를 몰아 3세트를 11-8로 따내며 무실세트 승리를 완성했다.
12년 만의 남자단체전 은메달에 앞장섰던 정상은은 단식을 포함해 2개의 은메달을 수확한 것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정상은은 중국 조선족 출신이다. 2005년 귀화해 동인천고를 거쳐 2009년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2007년 한국 선수 최초로 미국 세계주니어탁구선수권 개인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최근 몇 년 동안 부상과 컨디션 난조가 겹쳐 슬럼프였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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