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기는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을 증명하라.”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를 비롯 전국 200여개 도시에서 ‘납세의 날’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내역 공개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Tax marchㆍ세금 행진)가 벌어졌다. 지난 1월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대다수 미국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기 때문에 공개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 것을 반박하듯, 반(反)트럼프 시위의 대표격인 ‘여성들의 행진’ 이후 가장 많은 인파인 수만 명이 결집했다.
시위대는 이해 상충 문제를 해소하고, 투명성을 추구하기 위해 트럼프가 납세 내역을 반드시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시위 참가자는 “트럼프가 누구에게 신세를 지고 있는지, 누구와 같이 사업을 하는지, 누구의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알려면 납세 내역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참가자는 “워싱턴 정가의 부패를 청산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정작 자신의 세금 문제는 숨기려고 한다”며 꼬집었다.
트럼프는 지난달 미 케이블 뉴스채널 MSNBC방송이 2005년 납세 자료를 입수해 보도할 것이라고 예고하자, 해당연도 자료만 미리 공개해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납세 내역 공개가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1970년대 이후 납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대통령은 트럼프가 유일하다.
백악관 측은 국세청(IRS) 감사가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납세 내역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IRS 감사를 이유로 내역 공개를 거부하는 것은 거절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대통령과 부통령의 납세 내역은 매년 자동적으로 감사를 받으며, 역대 대통령들은 내역을 다 공개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대규모 시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트위터에 “누가 어제의 조직화된 소규모 시위에 돈을 댔는지 누군가는 들여다봐야 한다. 선거는 끝났다”는 글을 올려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가운데 트럼프의 지지율은 소폭 반등했다. 미국의 시리아 공격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마리스트대 여론연구소에서 11~12일 미국인 1,0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트럼프의 지지도는 39%로 시리아 공격 직전보다 1%포인트 올랐다.
채지선 기자 letmenkow@hano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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