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 없고 안전사고 우려
폐철도 숲 조성공사도 방해
연소 가스 10억원 넘을 듯
경북 포항시 폐철도부지 천연가스전이 발화 40일째인 16일에도 활활 타고 있으나 안전사고가 우려되는데다 ‘폐철도 숲조성 공사’도 방해하는 등 갈수록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지난달 8일 지하수 관정 굴착작업 중 발화된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천연가스전은 같은 달 16일부터 불꽃 크기가 절반으로 줄었고, 굴착용 파이프 틈으로 탄산수 성분의 물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가스 압력이 줄면서 밀려나 있던 지하수가 가스에 섞여 분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4월 10일 전후로 불이 꺼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포항 천연가스전은 당초 예상을 훌쩍 넘긴 16일 현재까지 꺼지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1,500톤이 넘는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에 따르면 가스 누출 보름째인 지난달 22일 기준 최대 801톤의 가스가 누출됐다. 이는 주택용 천연가스 요금으로 6억 4,000만원에 해당해 지금까지 누출된 가스는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전문가들은 천연가스전의 불길이 강제 진압이 가능할 정도로 줄었지만 안전사고가 우려돼 자연진화만 기다리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석유가스센터 황인걸 책임연구원은 “화력이 현저히 줄었고 지하수가 나올 정도로 가스 압력이 약해져 강제로 진화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불씨로 사고가 날 수 있다”며 “일단은 꺼질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초 포항시는 관광자원 활용을 검토했으나 진화 시점을 알 수 없는데다 일대 도시숲 조성 공사 일정만 지연돼 속을 태우고 있다. 포항시는 6월까지 옛 철로 700m 구간 일대 4만㎡ 부지를 숲으로 꾸밀 계획이었으나 발화지점 인근 225㎡에 대해서는 작업을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조경관리 등에 필요한 지하수를 얻기 위해 지하수 관정을 굴착하던 중 화재가 발생한 터여서 추가 관정 개발도 포기하고 상수도를 연결키로 해 공사비 증액도 불가피하다.
포항시 도시녹지과 관계자는 “도시숲 조성 공사에는 지장이 많지만 자연진화 후 조사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여러 기관에 자문을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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