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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이재용에 보고 없이 지원” 특검 “총수 구하려 총대”

입력
2017.04.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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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측 “삼성만 뇌물 적용 온당한가” 항변도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뉴시스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뉴시스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모녀를 경제적으로 도운 책임이 이재용(49ㆍ구속기소)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돌아갈까 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는 삼성 전직 간부의 증언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총수를 위한 전형적인 총대 메기 허위 진술’이라고 반박했다.

특검은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 전직 임원들의 뇌물 혐의 공판에서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특검에서 진술한 조서 내용을 공개했다. 조서에 따르면 최 전 실장은 정유라씨의 승마 지원 방식 등에 대해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내가 지고, 이 부회장은 책임지지 않게 할 생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이를 총대 메기 전략이라고 봤다. “과거 한화 한보 대우 등 총수들이 관계된 사건들은 이번과 같이 총수들의 직접 개입에 대한 증거가 덜했음에도 여러 간접사실에 의해 총수들의 책임이 인정된 바 있다”며 “삼성이 총수 지시가 없었다면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특검의 주장이다.

이어 특검은 2015년 7월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면담한 뒤 돌아와 “야단 맞지 않게 승마 지원 제대로 준비하세요”라고 말했다는 최 전 실장의 진술 내용 등을 공개하며 “이 부회장이 승마 지원에 직접 개입했다는 구체적인 증거”라고 강조했다. 또 특검은 “최 전 실장이 ‘2016년 8월쯤 이 부회장에게 언론에서 문제되니 정씨에 대한 지원을 정리하고 있다고 간단히 보고했다’고 진술했다”며 “이 역시 이 부회장이 최씨 모녀 지원에 대한 보고를 받아오고 있었던 것을 증명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삼성 측 변호인은 “당시 언론에서 승마 지원이 거론돼, 처음으로 이 부회장에게 최씨와 정씨와 관련 있음을 보고한 것”이라고 변론했다. 변호인은 특히 “삼성과 다른 기업은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과정에 전혀 차이가 없다”며 “다른 기업들처럼 삼성도 할당량만 냈는데 삼성에만 뇌물공여, 다른 기업들은 강요를 적용하는 게 온당한가”라고 주장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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