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과 인터뷰 “트럼프 공격적 발언 탓 한반도 악순환”
한성렬 북한 외무성 부상이 핵실험을 방지하기 위한 미국의 ‘전쟁 불사’ 메시지에 맞대응해 “그들(미국)이 선택하면 전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반도 정세가 ‘악순환’에 들어갔다며 주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적는 공격적인 발언이라고 말했다.
한 부상은 14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신중하지 못한 군사 행동을 보인다면 북한은 선제공격으로 대응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미 강력한 핵 억지력을 보유하고 있고 미국이 선제공격을 가할 경우 팔짱만 끼고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부상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진행할 시기와 장소에 대해서도 “지도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못박았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중단하려는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한 부상은 최근 급증한 한반도 긴장관계의 책임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에 돌렸다. 그는 한미합동군사훈련과 미 해군 칼빈슨 항모전단 전진배치를 열거했고 “트럼프는 항상 공격적인 단어로 도발을 해 온다”며 북한을 지속적으로 공격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발언도 문제 삼았다. 그는 “핵위협과 협박이 지속되는 한 우리 역시 핵방어능력을 중심으로 한 국방 강화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 외교담당 고위관리의 강경한 발언은 트럼프정부가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위해 군사행동을 고려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나왔다. 13일 미국 NBC뉴스는 “미국이 북한 핵실험이 확실하면 선제공격을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미국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은 이미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블룸버그, 워싱턴포스트, 폭스뉴스, 미국의소리(VOA) 등 여타 매체는 미국 국방부 관계자들이 “NBC의 보도는 완전히 잘못됐다”는 정보를 전해 왔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공식적으로는 해당 보도를 부정하지 않았다.
AP통신에 따르면 정치적 긴장이 급증한 가운데서도 북한은 차분하게 최대 국경일이자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기념하는 태양절 행사 준비에 돌입한 상태다. 북한은 13일 외신기자들을 불러 모아 평양 신시가지 ‘려명거리’ 준공식을 크게 열었다. 이 행사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도 참석했다. 다만 미국 정보기관은 북한이 15일 6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며 존스홉킨스대 고등국제학대학에서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풍계리 핵실험장이 이미 핵실험 준비를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AP통신은 북한 외무성이 제공한 통역을 통해 진행된 40분간의 인터뷰에서 한 부상의 태도가 ‘차분하고 공손했지만 단호했다’고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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