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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소명다한 아들, 아빠도 잘하고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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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소명다한 아들, 아빠도 잘하고 있는 거지?"

입력
2017.04.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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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시 끝까지 제자를 구조하다 희생된 고(故)남윤철 교사의 부친 남수현씨가 13일 청주시 충청대 교정을 걷고 있다. 김형준 기자
세월호 참사 당시 끝까지 제자를 구조하다 희생된 고(故)남윤철 교사의 부친 남수현씨가 13일 청주시 충청대 교정을 걷고 있다. 김형준 기자

“세월호 침몰 당일, 팽목항으로 향하면서 직감했어요. 아들을 다시 보지 못 할 거란 걸.”

세월호 참사 당시 끝까지 제자를 구조하다 희생된 고(故) 남윤철(당시 35) 교사의 아버지 남수현(66)씨는 아내와 함께 진도 팽목항으로 향하던 ‘3년 전 그날’의 기억을 담담히 풀어냈다.

13일 충북 청주시 충청대 교정에서 만난 그는 “팽목항에서 아들이 끝까지 남아 아이들을 탈출구로 내보냈단 얘기를 전해 듣곤 ‘윤철이답다’며 아들의 의로운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했다.

2007년 직장암 판정을 받은 남씨에게 아들은 기둥 같은 존재였다. 병세 악화로 20년 남짓 이어온 치과의사 생활을 접기로 마음먹은 그는 아들에게 “이제 네가 집안을 이끌어 달라”고 부탁했다. 평소 책임감 강했던 윤철씨는 아버지의 한마디에 교수의 꿈을 접고 중등임용고시를 치렀다. 2008년 3월 아들은 교사가 됐고, 남씨도 충청대 치위생학과 교수로 취임했다. 그렇게 둘은 ‘교육자 부자(父子)’가 됐다.

3년 전 아들이 세상을 떠난 뒤 남씨도 지난해 정년 퇴임하면서 교육자 부자는 모두 ‘비자발적 퇴직자’가 됐다. 현재 시간제강사로 출강 중인 남씨는 “모든 일이 나약한 나 때문에 벌어진 것 같아 미안하면서도, 끝까지 소명을 다한 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육자로선 한 수 위였던 아들에게 지혜를 구하고픈 마음에 요즘도 고민이 있을 때면 하늘을 바라보며 ‘내가 잘 하고 있는지’를 묻곤 한다”며 “훗날 하늘에서 다시 만날 때 당당하고 싶은 마음에 마음을 추스르고, 봉사도 해가며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씨 부부의 지난 3년은, 여느 희생자 가족과 마찬가지로 고통의 연속이었다. 남씨의 직장암도 현재진행형인데다, 4년 전 도진 파킨슨병이 악화해 여행이나, 운동 등 이전의 일상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워졌다. 사건 후 정신건강상담센터를 다니던 아내도 1년 전부턴 매일같이 성당을 찾아 위로를 받는단다.

그럼에도 그들은 항상 ‘참 스승’이라 기억될 아들의 뜻을 헤아리며 살아가려 노력 중이다. 남씨는 “아직 아들이 담임을 맡았던 남현철, 박영인군도 미수습자로 남아 있다”며 “아들이 항상 제자와 동료들을 가족이라 여겼기에, 나 또한 가족 된 마음으로 미수습자 9명의 귀환을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조만간 목포에 직접 찾아가 미수습자 가족 및 유가족을 만나 아픔을 나누고 싶다”고 전한 그는 “책임자 처벌도 중요하지만, 사고 원인을 명확히 규명해 다신 이런 비극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청주=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고 남윤철씨의 생전 모습. 4ㆍ16 기억저장소 제공
고 남윤철씨의 생전 모습. 4ㆍ16 기억저장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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