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GCHQ 러 정보요원 감시과정에서 접촉 포착
독일, 폴란드, 호주 등도 관련 정보 제공ㆍ공유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보요원들 사이의 접촉 정보를 미 정보기관들에 처음 알려준 주체가 영국 감청기관인 정부통신본부(GCHQ)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GCHQ는 트럼프 측과 러시아의 의심스러운 접촉을 2015년 말 처음 알게 됐고, 이런 사실은 정보 교환 차원에서 미 정보기관들에게 전달됐다. 이후 지난해 여름까지 다수의 서방 정보기관들이 트럼프 측근들과 러시아와 비밀스러운 접촉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이트(sight)’로 명명된 유럽 정보공유망에 관련 정보를 제공한 국가는 독일과 에스토니아, 폴란드 등이며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이 공동 운영하는 정보감시망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일원인 호주도 정보 제공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GCHQ는 일상적으로 러시아 정보요원들을 감시하는 과정에서 커넥션 의혹을 우연히 확보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수개월 동안 똑같은 인물들을 감시해 온 여러 정보기관이 트럼프 측과 러시아 간 접촉에서 나타난 일정한 패턴을 포착했다”고 설명했다. 로버트 해니건 GCHQ 국장은 당시 매우 민감한 정보임을 감안해 존 브래넌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직접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나 CIA와 미 연방수사국(FBI)은 대선을 앞둔 시기여서 러시아 내통설 수사에 빠른 진척을 보이지 못했다. 소식통은 “미국 정보기관들이 마치 잠든 것 같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