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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보호소 안락사 문턱에서 구조된 시츄

입력
2017.04.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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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109. 두 살 추정 시츄믹스 엄지

시보호소에서 안락사 명단에 있던 엄지는 봉사자들에 의해 구조돼 새 가족을 찾고 있다. 유행사 제공
시보호소에서 안락사 명단에 있던 엄지는 봉사자들에 의해 구조돼 새 가족을 찾고 있다. 유행사 제공

엄지(두 살 추정·암컷)는 경기도 한 야산에서 강아지일 때 구조됐습니다. 구조 당시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상태로 보였다고 합니다. 구조된 이후 시 보호소로 옮겨진 엄지는 어리고 귀여웠지만 품종견이 아니라 시츄믹스라는 이유로 입양을 가지 못했습니다. 새 가족을 찾지 못한 엄지에게 안락사 기일은 어김없이 다가왔습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봉사자들은 보호소에 “데려갈 테니 안락사를 시키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했고, 보호소 관계자들도 엄지의 사정을 안타깝게 여겨 안락사의 위기에선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봉사자들에게는 귀엽고 건강한 엄지보다 더 많이 아프고, 보호소에서 지내기 어려운 동물들을 먼저 구하는 게 우선이었고, 그렇게 엄지의 구조 순서는 계속 밀릴 수 밖에 없었다고 해요. 안락사 명단에는 올라가 있기 때문에 언제 안락사 당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었습니다.

엄지는 현재 위탁처에서 개 친구들과 함께 지내며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유행사 제공
엄지는 현재 위탁처에서 개 친구들과 함께 지내며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유행사 제공

포털 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양홍보를 하고, 매주 토요일 이태원 인근에서 가족찾기 행사를 여는 자원봉사모임인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이하 유행사)은 최근 돌보던 동물들이 입양을 가면서 한 마리를 구조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고 시보호소 봉사자들에게 가장 구조가 급한 동물을 요청했습니다. 봉사자들은 그간 다른 동물들에게 구조 순서를 양보하며 기다려 온 엄지를 추천했고, 그렇게 엄지는 보호소를 나와 강남 한 반려견 카페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엄지의 표정은 뾰루통 한듯하지만 사람들의 손길을 느끼며 안겨 있는 걸 즐긴다고 하네요. 유행사 봉사자들은 “입양 가족들은 입양한 동물, 그리고 그 자리에 새로 구조되는 두 마리 동물의 삶을 바꾼 것”이라며 “새 기회를 얻은 엄지에게 좋은 가족이 나타나길 바란다”고 말합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세계 첫 처방식 사료개발 업체 힐스펫 뉴트리션이 유기동물의 가족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미국 수의사 추천 사료 브랜드 ‘힐스 사이언스 다이어트’ 1년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문의: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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