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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첫 TV토론, 문재인-안철수 적폐 지지 놓고 강대강 충돌

입력
2017.04.1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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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이중대ㆍ주적… 거친 표현 나와 분위기 냉랭해지기도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공동으로 주최한 대선후보 첫 합동토론회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공개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공동으로 주최한 대선후보 첫 합동토론회가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 공개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3일 열린 19대 대선 TV 첫 토론에서 정면 충돌했다. 안 후보가 자신의 지지층 일부를 ‘적폐세력’이라 표현한 문 후보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날 TV토론은 양강의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안 후보는 이날 한국기자협회·SBS 초청으로 서울 상암동 SBS 공개홀에서 열린 대선 후보 초청 합동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저를 지지하는 국민을 적폐세력이라고 한 것은 국민에 대한 모욕"”라며 “저는 (구 여권과의) 연대 없이 끝까지 자강론을 주장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국민의당 경선 과정에서 비문(재인) 연대를 분명하게 거절했음에도, 문 후보가 자신을 향해 적폐 공세를 이어가는 것은 정치적 악의가 있다는 취지다.

이에 문 후보도 “국민의당은 (비문 연대를) 함께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냐”며 물러서지 않았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경선 주자들과 국민의당 일부 중진들이 구 여권과의 연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는 지적이다. 문 후보는 이어 “(자유한국당의) 김진태, 윤상현 이런 분들이 지지발언을 했고, 아주 유명한 극우 논객도 자기들 힘으로만 안 되니 대리로 안 후보에게 (지지를) 주자고 했지 않느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자 안 후보의 공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그는 “문 후보 캠프 정치인 중 박근혜 정부 탄생에 공이 있는 사람이 꽤 많은데 문 후보가 손을 잡으면 전부 죄가 사해지고, 제가 지지를 받으면 저는 적폐세력이 되는 것인가”라고 톤을 높였다. 이후에도 두 후보는 차기 정부 협치 가능성을 놓고 입씨름을 벌였고, 배정된 토론 시간이 종료된 뒤에야 강(强)대 강 대치를 멈췄다.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호남 2중대’라는 날 선 발언으로 또 다른 전선을 구축했다. 홍 후보는 안 후보를 향해 “호남 1중대는 민주당이고, 2중대가 국민의당”이라며 “결국 국민의당이 민주당과 합당하는 것 아니냐”고 공세를 펼쳤다. 안 후보는 이에 대해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저는 지난 해 총선 등에서 돌파력을 이미 보여드렸고, 국민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문 후보를 구 여권의 ‘주적(主敵)’이라 지칭하며 그 이유를 “친북좌파이기 때문”이라고 말해 현장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기도 했다.

대선 후보들은 이밖에 한반도 위기상황, 일자리 정책, 4차 산업 혁명 대비책 등 현안을 두고 격론을 벌였다. 첫 TV토론에 대한 각 당의 평가는 모두 아전인수였다. 문재인 캠프는 “준비된 후보임을 입증했다”고 주장했고 안철수 캠프는 “미래 대통령의 자질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심상정 후보 캠프는 각기 “안보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위기해결 능력을 입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고 주장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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