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인 11명에게 돈 받고 알선
이집트인과 한국인 등 ‘쇠고랑’
한국 불법 취업을 원하는 이집트인들을 외국인 바이어로 둔갑시켜 입국을 알선한 브로커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위계공무집행방해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이집트인 A(32)씨와 한국인 브로커 강모(37)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에 불법 입국한 이집트인 11명과 강씨에게 유령 사업자 명의를 빌려준 한국인 9명 등 20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A씨 등은 지난 2014년 8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이집트인 11명의 신분을 외국인 바이어로 세탁, 국내 입국을 돕는 대가로 1인당 평균 6,000달러씩 모두 6만6,000달러(7,300만원 상당)를 받아 챙긴 혐의다.
한국인 아내(25)를 둔 A씨가 이집트 현지 브로커 B(30대)씨에게 취업을 희망하는 이집트인의 여권사진을 받아 강씨에게 전송해주면 강씨는 이들에게 초청장을 보내는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이집트인들에게 받은 돈은 일정 비율로 나눠 배분한 뒤 생활비 등으로 썼다. A씨와 강씨는 같은 혐의로 2015년 구속된 한국인 브로커 안모씨의 소개를 받아 알게 됐다. 강씨는 범행 가담을 위해 친인척 등 지인을 동원, 서류상으로 자동차 부품이나 컴퓨터 도ㆍ소매 사업자로 등록하는 등 치밀히 준비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주선으로 국내 입국한 이집트인들은 공장 일용직 노동자 등으로 일하며 돈벌이를 했다.
경찰은 A씨 등의 여죄를 캐는 한편, B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뒤를 쫓고 있다. 불법 입국한 이집트인들에 대해선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넘겨 강제출국 절차를 밟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공증사무소는 사업자 초청과 관련한 사실 여부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부실하게 검증한 공증서를 발급했다”며 “피의자들은 공증을 받으면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엄격한 심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일을 꾸몄다”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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