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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또 동결

입력
2017.04.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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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기도 올리기도 부담”

작년 7월부터 9개월째 현 1.25% 수준 유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또 다시 동결했다.

한은은 13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9차례 열린 금통위에서 모두 동결 상태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국내외 경제 여건이 여전히 기준금리를 올리기도 내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1,344조원(작년 말 기준)에 이르는 가계부채가 부담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지금보다 금리를 내리면 가계부채를 더 늘리는 요인이 되고, 반대로 올리면 가계와 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취약가구나 한계기업이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다만 시간이 갈수록 기준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지난달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0.25∼0.50%포인트로 바짝 좁혀졌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좁혀질수록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투자금 유출 가능성이 높아져 한은도 언제까지 동결만을 고집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최근 들어 물가상승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경기도 회복세를 지속한다면 기준금리 인상 압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올 들어 수출에 이어 소비와 고용도 다소나마 회복 기미를 보이는 등 경기저점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여전히 금리를 올리기엔 불확실성도 크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 중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보복 등 대외 불안요인은 여전한 상태다. 국내에도 대우조선해양의 채무 재조정 불안 등 리스크 요인이 남아있어 한은이 제반 여건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기준금리 조정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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