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 푸어(Job Poor) 시대와 계층 양극화의 그늘 속에서 이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느끼는 절망은 헬조선, 헬 코리아(Hell Korea) 등의 사회 비관 신조어로 드러나고 있다. 실제 20~30대 성인남녀 10명 중 9명은 기회가 된다면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3일 취업 포털 업체인 사람인에 따르면 최근 20~30대 성인남녀 1,744명을 대상으로 ‘한국을 떠나 살 의향’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87.9%가 ‘떠날 의향이 있다’라고 답했다. 성별에 따라서는 여성의 응답률이 91.4%로 남성(85.5%)보다 조금 더 높았다.
또, 전체 응답자의 85.6%는 한국의 사회 시스템 하에서 살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이들이 어렵다고 느끼는 것 1위는 단연 ‘취업’(66.7%, 복수응답)이었다. 이어 ‘내 집 마련’(63.9%), ‘재산 축적’(62.5%)이 뒤를 이었다. 이밖에 ‘출산 및 육아’(51%), ‘결혼’(42.6%), ‘학업’(32.4%), ‘부모님 부양’(22.9%) 등을 선택했다.
한국 사회에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26.9%가 ‘빈부격차 문제’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19%), ‘정규직과 비정규직 격차’(11%), ‘일자리 부족’(10.4%), ‘학벌중심주의’(8.9%), ‘잡 푸어 증가’(6.8%), ‘물가 상승’(6.6%)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이렇다 보니,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는 낮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컸다. 한국 사회에서 삶에 대한 만족도는 평균 38점으로 매우 낮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30점’(17.4%)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이어 ‘50점’(16.6%), ‘20점’(13%), ‘60점’(11.4%), ‘10점’(11.1%) 등의 순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97.6%는 “한국에 살면서 본인의 미래에 대한 불안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한편, 대한민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빨리빨리’(28.6%)였다. 이어 ‘부정부패’(17.5%), ‘빈부격차’(15.3%), ‘학벌중심’(12.3%), ‘경쟁’(9.9%), ‘분단국가’(4.1%), ‘정치갈등’(2.8%)등 부정적인 키워드가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한류’(2.1%), ‘정’(1.6%), ‘근면성실함’(0.8%), ‘애국심’(0.7%) 등의 긍정적인 키워드는 하위권에 포진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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