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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대학가 ‘코리아 드림’ 베트남 유학생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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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대학가 ‘코리아 드림’ 베트남 유학생 밀물

입력
2017.04.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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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어학연수생 급증

1년 과정 거쳐 정규과정 진입

중국 유학생 대세 판도 변화

신입생 부족한 대학에 돌파구

유학박람회 개최 등 유치 활동

12일 전주대 강의실에서 자원봉사자 최정선씨가 베트남 학생들에게 기초 한국어반 보충 수업을 하고 있다. 전주대 제공
12일 전주대 강의실에서 자원봉사자 최정선씨가 베트남 학생들에게 기초 한국어반 보충 수업을 하고 있다. 전주대 제공

응웬탄 응아(20ㆍ여)씨는 베트남에서 대학을 다니다 3월초 전주대로 유학왔다. 그는 오전 9시부터 하루 4시간씩 한국어 읽기와 쓰기 등을 공부한다. 오후에는 한국인 학생과 1대1 멘토링 수업을 하고, 방과후 교실에서 우쿠렐라 등 악기를 배우는 한편 바리스타 교육도 받는다.

응아씨는 “한국으로 유학을 오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아 내 SNS가 베트남에서 인기”라며 “한국말을 빨리 배워 삼성과 LG 같은 기업에 취업하고, 장기적으로는 관광 가이드를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베트남 학생들이 국내 대학가에 밀물처럼 몰려들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어학연수생들이 지방대학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일변도이던 대학가 유학생 시장의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전주대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베트남 학생이 10명 안팎에 불과했지만 최근 6~7개월 사이 120여명으로 급증했다. 원광대에는 800여명의 베트남 학생들이 어학연수 과정을 밟고 있다. 대부분 지난해 가을학기 이후 입국자들이다. 전북대의 경우 150여명의 베트남 학생들이 공부를 하고 있다. 이 같이 베트남 학생이 늘면서 2, 3년 전만 해도 90% 이상을 차지하던 중국학생 비중은 대학별로 50~60%, 일부는 10~20%까지 떨어졌다.

베트남 학생들은 90% 이상이 어학 연수생 신분이다. 각 대학마다 개설된 한국어 연수과정을 거쳐 토픽(한국어능력 시험) 3급 이상을 취득해 대학 정규 과정에 진입하게 된다.

베트남 유학생 급증은 현지에 거세게 불고 있는 코리안 드림 덕분이다. 하노이와 호치민 등 대도시 주변에는 중국 등에서 옮겨온 한국기업이 5,000여개로 추정되고 있다. 임금이 2~3배 많은 이들 업체는 의사소통을 위해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직원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국내 대학 입장에서 베트남 유학생은 신입생 부족사태를 해결 할 수 있는 돌파구다. 출산율 감소에 따른 신입생 부족사태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 된다. 2018년 1만명을 시작으로 2023년 15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들은 이 위기를 헤쳐나갈 방안으로 베트남을 주목하고 현장박람회 개최하는 등 학생유치에 정성을 쏟고 있다. 일부에서는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까지 초청해 캠퍼스 투어도 시켜준다.

전주대에 유학 온 베트남 학생들이 12일 교정에서 열리고 있는 벚꽃축제에 참가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주대 제공
전주대에 유학 온 베트남 학생들이 12일 교정에서 열리고 있는 벚꽃축제에 참가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전주대 제공

특히 베트남 학생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대학마다 다양한 노력을 쏟고 있다. 선배 학생들을 도우미로 통역 도우미로 활용하고, 한국에 시집 온 베트남 여성들이 나서 한국 문화에 대한 강의, 적응 요령을 가르치기도 한다. 전주대의 경우 한국인 가정과 연결하는 호스트패밀리제를 활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방학 중에는 지역의 기업들과 연계해 아르바이트 기회도 제공한다.

고선우 전주대 국제교류원장은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은 감소세로 돌아 선 중국 유학생 빈자리를 채우는 대체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어 읽기, 쓰기와 전공지식을 가르치는 데서 한 발 더 나아가 좋은 직장을 잡을 수 있도록 취업까지 연계해주는 애프터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수학 기자 shchoi@hankoo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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