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임은정(43) 의정부지검 검사가 12일 검찰 내부망을 통해 “우병우 무혐의는 예상됐던 일”이라며 검찰의 소극적 수사를 비판했다. 그는 검찰을 ‘정치검찰’로 만든 김수남 검찰총장 등 수뇌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임 검사는 이날 ‘국정농단의 조력자인 우리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검찰은 지난 몇 년간 청와대 가이드라인에 충실한 수사 결과를 매번 도출한다는 비난을 줄기차게 받았다”며 “이번 국정농단 사건 수사 과정에서 그러한 비난에 근거가 있음을 고통스럽게 확인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이 다시 기각된 원인은 ‘정치검찰’에 있다고 봤다. 임 검사는 “검찰이 김기춘, 우병우 등의 청와대와 조율하며 그 숱한 사건들을 정치적으로 처리하였다고 의심받고, 이는 합리적인 의심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며 “부실한 수사로 우병우도 승복할 수 없고 법원도 설득하지 못한 초라한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같은 부실수사가 김수남 검찰총장 등 검찰 고위직이 검찰의 직무를 유기한 탓에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검찰의 직무유기, 고위직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인해 부실수사가 초래됐다”며 “검찰 고위직을 제대로 수사할 수 없다면 수사결과에 국민들은 납득할 수 없다.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린 수뇌부에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연 기자 jyp@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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