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은퇴를 선언한 아사다 마오(27)가 공식 은퇴 기자회견에서 평생 라이벌 김연아(27)를 언급하며 “서로 좋은 자극을 주고받았던 존재”라고 말했다.
아사다는 12일 일본 도쿄 시내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 때 일본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만큼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400명이 넘는 취재진과 45대 이상의 TV 카메라가 몰렸다.
아사다는 이 자리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한국의 라이벌 김연아에 대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북돋워 줬다”고 밝혔다. 현재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에게 은퇴소식을 알렸는데 ‘수고했다. 그 동안 노력했다’고 말해주더라. 그런 말을 듣고 나니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것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은퇴 결심 시점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에 열린) 일본피겨선수권대회를 마친 뒤 고민했고, 2월쯤 결심을 굳혔다”면서 “먼 미래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포기를 결심한 나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일본에 주어진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권이 2장으로 줄어들어 은퇴를 결심한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2장으로 줄어든 건 유감스럽지만 은퇴 결심은 그 전에 했다”고 말했다.
아사다는 끝내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 꿈을 아쉬워했다. 그는 김연아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친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대해 “당시엔 10대였다”면서 “어린 나이라 강하게 극복했다”고 했다. 이어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6위에 그친 것을 두고는 “안타까운 결과가 나와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지만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아사다는 당시 쇼트프로그램에서 수 차례 엉덩방아를 찧으며 55.51점으로 메달권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프리스케이팅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친 덕분에 종합 6위로 마무리했다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뒤 만감이 교차한 듯 은반 위에서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아사다는 “소치 올림픽 프리스케이팅이 내 피겨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며 “쇼트프로그램까지는 매우 괴로웠지만 만회하는 연기를 펼쳤다. 올림픽 무대라 더 좋았다”고 떠올렸다.
향후 계획에 관해서는 “다섯 살 때부터 지금까지 스케이트만 탔다”면서 “앞으로도 어떻게든 이 분야에 보답하고 싶다”고 답했다. 또한 다시 태어나도 스케이트를 탈 것이냐는 질문에 “아마도 스케이트를 타지 않을까 싶다”라며 “먹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케이크 가게나 카페를 운영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결혼 계획을 묻는 말엔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환한 미소로 질문에 답을 하던 아사다는 마지막 인사를 할 때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잠시 뒤를 돌아 눈물을 닦은 뒤 다시 인사했다.
아사다는 오는 7월 말 아이스쇼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아사다를 잡기 위한 일본 방송국들의 경쟁도 시작됐다. 스포츠 호치는 방송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평창 올림픽을 겨냥해 방송사 각 사가 해설위원을 제의했다. 각종 방송 출연 요청도 줄을 잇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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