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인은 1인당 흰 우유를 평균 135잔 마신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우유 생산량이 감소한 가운데 마시는 흰 우유의 소비는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백색 시유(마시는 흰 우유)’ 소비량은 138만4,000톤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2012년 140만5,000톤, 2013년 139만2,000톤, 2014년 135만6,000톤, 2015년 134만5,000톤 등 매년 ‘내리막길’을 걷던 흰 우유 소비량이 4년 만에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국민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27㎏으로 집계됐다. 200㎖컵 기준 1인당 연간 총 135잔을 마신 셈이다.
이번 통계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국내 전체 우유 생산량이 감소했는데도 흰 우유 소비량이 ‘나홀로’ 늘어났다는 데 있다. 지난해 국내 우유 생산량은 207만톤으로 2015년(216만8,000톤)에 비해 4.5% 줄며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딸기 맛ㆍ커피 맛 우유처럼 향이 첨가된 ‘가공 시유’의 소비도 줄었다. 작년 가공시유 소비량은 29만톤으로 1년 전보다 4.1% 감소했다.
이처럼 흰 우유 소비량이 증가한 것은 묶음ㆍ할인판매 등 판매 확대를 위한 우유 업계의 ‘고육지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젖소에서 짠 우유는 유통기한이 길지 않다. 따라서 마시는 우유로 판매하지 못하면 보관 차원에서 이를 건조해 분유 제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낙농진흥회 관계자는 “우유를 마시는 사람이 줄어드는 추세 속에 2014년 우유 생산량이 많았고, 업체들이 분유로 건조해 판매에 나섰다가 손실을 입었다”며 “이에 분유 대신 마시는 우유로 생산해 할인이나 묶음으로 판매하는 편이 그래도 낫다고 판단한 업체들이 마케팅과 프로모션에 나서면서 흰 우유 소비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전지분유와 탈지분유(지방을 제거한 분유)의 생산량은 전년 대비 각각 15.4%, 50.0% 감소했다.
한편 서구화한 식생활의 영향으로 치즈와 버터 소비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치즈 소비량은 14만760톤으로 역대 최대 소비량을 기록했다. 치즈 소비량은 2013년(10만7,558톤) 사상 처음으로 ‘10만톤’ 시대를 연 이후 2014년 11만7,827톤, 2015년 13만2,593톤 등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버터 소비량 또한 작년 1만1,583톤으로 2년 연속 1만톤 이상을 기록했다. 세종=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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