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배당금 총액 중 47%
일각선 “주주 친화 정책에
외국인 배만 채워” 지적도
외국인들이 지난해에도 국내 기업으로부터 짭짭할 배당수입을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규모가 큰 상위 10개사에서만 5조원 가까운 배당금을 받았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2016 사업연도 배당금 상위 10개사의 배당 총액(9조9,281억원)은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배당금 총액(20조9,496억원)의 47.39%에 달했다. 10개사의 배당금은 1년 전(8조8,730억원)보다 11.89%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 가운데 절반 이상(50.11%ㆍ4조9,749억원)은 외국인에게 돌아갔다. 이는 2015년(4조1,125억원)보다 20.97%나 늘어난 것이다.
연말 배당액이 가장 많았던 기업은 삼성전자(3조8,504억원)였다. 삼성전자 한 곳이 코스피 전체 배당액의 18.38%를 차지했을 정도다. 이어 한국전력공사(1조2,711억원ㆍ6.07%) 현대자동차(8,109억원ㆍ3.87%) 신한금융지주(6,876억원ㆍ3.28%) 에쓰오일(6,637억원ㆍ3.1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배당액의 50.76%인 1조9,544억원을 외국인에게 배당했다. 배당금 5위인 에쓰오일은 외국인 보유 비중이 76.30%에 달해, 외국인에게 배당한 금액(5,064억원)으로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였다. 상위 10개사 가운데 신한금융(67.82%)과 KB금융(63.03%)도 외국인 배당 비중이 높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기업들이 꾸준히 배당금을 늘리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펼치면서 외국인 투자 비중이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배당액도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주주 친화 정책이 결국 외국인 주주의 배만 채워주는 것 아니냔 지적도 나온다.
더구나 앞으로 외국인 배당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에도 외국인은 국내 상장주식 3조2,92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작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