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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 “원래 소심한데, 뻔뻔한 연기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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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 “원래 소심한데, 뻔뻔한 연기 힘들었어요”

입력
2017.04.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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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민은 "김 과장이 워낙 내 실제 성격과 달라 연기를 하다가 내 행동 습관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고 말했다. 3HW COM 제공
남궁민은 "김 과장이 워낙 내 실제 성격과 달라 연기를 하다가 내 행동 습관이 나오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다"고 말했다. 3HW COM 제공

“‘화면에서 마음껏 놀고 있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는데, 사실은 캐릭터를 연구하는 데 힘든 부분이 많았어요.”

김 과장은 생각보다 차분했다. TQ그룹 재무이사 서율(준호)에게 윙크를 날리던 장난기를 덜고 “조금은 소심하고 말도 느린” 배우 남궁민(40)으로 돌아와 한결 편안한 모습이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KBS2 인기 드라마 ‘김과장’(지난달 30일 종방)의 주인공 남궁민은 “극 중 김 과장은 적극적이고 뻔뻔한 성격이지만, 원래 내 성격은 신중하고 소극적”이라며 “김 과장은 내 모습과 정반대의 인물이라 극 초반엔 매 장면마다 치밀하게 계산을 하고 준비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됐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연기 스펙트럼이 제법 넓은 배우다. 2001년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로 데뷔한 그는 SBS ‘대박가족’과 tvN ‘로맨스가 필요해’ 등 시트콤과 로맨스를 오가며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그가 지난해부터 진가를 제대로 드러냈다.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 분노조절장애 진단을 받은 재벌 2세 남규만 역을 맡으면서다. 안하무인 남규만의 폭력성과 분노를 폭발력 있는 연기로 소화하며 재평가 받았다. 남궁민은 ‘김과장’으로 1년 만에 악인 이미지를 털고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남궁민은 “예전엔 제가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다고 느꼈는데, 이번에 제가 가진 것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익살맞다. 부정한 인물인데 의도치 않게 노조위원장이 되고, 경영진의 비리를 파헤치며 직장 내 약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거듭난다. 별난 김 과장의 특징을 부각시키기 위해 남궁민은 목소리와 말투, 행동을 꼼꼼히 연구했다.

“한국 사람은 대화를 할 때 손발을 많이 안 움직이거든요. 어떻게 하면 인물을 역동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외국인처럼 얼굴 근육을 많이 쓰고 제스처도 크게 취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래 목소리가 저음인데 일부러 하이 톤으로 조정했고, 대사도 원래 말투보다 빠르게 소화했죠. 처음엔 어색해서 연기가 힘들었는데, 드라마가 끝날 쯤 되니 표정이나 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더라고요.”

그는 의상을 직접 구하기도 했다. 1만원에 두 벌 구매가 가능한 구제 옷 매장을 찾아가 중소도시 출신 사기꾼 김 과장에게 어울릴 만한 옷들을 구매했다. 드라마에 종종 등장한 노란색 재킷은 구제 매장에서, 노란색 운동화는 부산의 지인에게 주문했다. 그는 “입고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4~5만원에 모피코트도 구매했다”며 “나중에 모피에 곰팡이가 생겨서 세탁비가 옷값보다 더 나갔다”며 웃었다.

김 과장이 시종일관 코믹한 모습을 보이면 “시청자에게 피로감을 주진 않을까”하는 고민도 했다. 감정이 과하게 표현되지 않도록 PD, 배우들과 수시로 대화하며 의견을 나눴다.

연기자로서 그의 꿈은 소박하다. “20대 초반의 연기자처럼, 고여 있지 않고 계속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한다. “장르나, 캐릭터 성격을 가리지 않고 100% 소화해 내는 게 올해 제 목표에요. 계속 (감정의)칼날을 다듬어 날카롭게 연기하고 싶습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남궁민은 'KBS 연기대상'에 대해 "다음 작품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수상에 욕심은 없다"면서도 "물론 주면 감사하게 받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남궁민은 'KBS 연기대상'에 대해 "다음 작품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수상에 욕심은 없다"면서도 "물론 주면 감사하게 받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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