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의 닐 고서치(50) 미국 연방대법관이 공식 취임했다. 고서치 대법관이 앤터닌 스캘리아 전 대법관의 자리를 채움으로써 미 대법원은 또다시 보수 우위 구도로 회귀했다.
고서치 대법관은 10일(현지시간) 오전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비공개 취임 선서를 한 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치 매코널(켄터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개 취임식을 했다. 백악관 취임 선서는 고서치 대법관의 ‘멘토’로 통하는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의 진행 하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미국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이번 대법관 인사처럼 사람을 임명하는 것이라고 들어왔다. 이번 인사는 아주 훌륭한 임명으로, 내가 취임 100일 안에 그 일을 끝냈는데 그게 쉽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며 고서치 대법관의 조기 취임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고서치 대법관은 미국 연방대법원 역사상 진짜 훌륭한 대법관 중 한 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고서치 대법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부 고위직 1호 인선이다. 고서치 대법관은 취임 선서에서 자신을 발탁해 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의회 지도부 등에 각각 감사의 뜻을 표하면서 “이 위대한 나라의 헌법과 법률의 충실한 종복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콜로라도 주 연방항소법원 판사 출신인 고서치 대법관의 취임으로 지난해 2월 ‘보수파의 거두’ 스캘리아 전 대법관 사망 이후 1년 이상 8명으로 운영됐던 미 연방대법원은 14개월 만에 9명 체제로 정상화됐다. 또 대법원의 이념지형은 진보와 보수 4대 4 구도에서 5대 4의 보수우위 구도로 다시 회귀했다.
공화당이 장악한 미 상원은 앞서 야당인 민주당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까지 동원해 고서치 인준안에 반대하자 결국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기 위한 ‘핵 옵션’을 발동했다. 핵 옵션은 필리버스터 종결 요건을 찬성 60표에서 단순 과반(51표)으로 낮추는 의사 규칙으로, 공화당은 이를 토대로 지난 7일 고서치 인준안을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통과시켰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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