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경제자유구역 충주 에코폴리스 지구 사업의 공식 포기를 선언했다.<한국일보 3월 29일자>
이시종 충북지사는 10일 기자회견을 열어 “오랜 심사숙고 끝에 충주 에코폴리스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사업 추진을 위해 꾸린 특수목적법인(SPC)출자사와 자금조달, 채무보증 행위 등을 놓고 협의를 벌였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사업 포기 배경을 설명했다.
이 지사는 “사업을 중단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2015년 이후 부지 사전 분양을 위해 수십 차례 투자유치에 나섰으나 지금까지 희망 업체를 하나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이 지사는 “만약 사업을 강행하면 도민에게 엄청난 재정적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사업을 중단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충북도는 에코폴리스 사업을 재 추진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비행기 소음이 크고 철도와 고속도로가 부지 한복판을 관통하는 등 부지 입지 조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도는 사업을 주관한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의 조직과 인력을 대폭 감축할 계획이다.
이 지사는 “새 사업 시행자를 다시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충주시와 협의해 에코폴리스에 상응하는 다른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사업 중단 선언을 비판하며 도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언구·임순묵·김학철 의원 등 충주 출신 도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에코폴리스 중단 선언은 지역균형 개발을 염원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바라는 도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충북도가 에코폴리스 사업의 부정적 여론을 조장하더니 결국 사업 포기를 선언하고 그 책임을 SPC에 떠넘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북경제자유구역의 하나인 충주 에코폴리스는 충주시 중앙탑면 일원에 2020년까지 자동차 전장부품, 신재생에너지, 물류유통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 추진을 위해 2015년 4월 현대산업개발(38.5%)을 대주주로 충북도와 충주시(25%), 대흥종합건설(16.5%), 교보증권(13%), KTB투자증권(7%)이 참여하는 SPC가 설립됐다. 하지만 사업 예정지 입지 조건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지고 국내외 투자 환경까지 나빠지면서 지난해부터 사업은 잠정 중단된 상태였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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