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 유재학(54) 울산 모비스 감독은 1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4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1차전을 앞두고 “공격적인 수비를 하겠다”면서 상대의 2점슛 성공률을 떨어트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정규리그 6차례 맞대결에서 답을 찾은 유 감독은 “우리가 2점 성공률을 40%로 내릴 때 두 번 이겼다”며 “50% 넘을 때는 네 번 모두 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모비스가 2승을 거둔 지난해 11월6일 1라운드, 2월12일 5라운드에서 KGC인삼공사의 2점슛 성공률은 44.3%, 45.6%에 그쳤다. 특히 KGC인삼공사 외국인 센터 데이비드 사이먼(35ㆍ203㎝)의 슛 성공률을 경계했다. 유 감독은 “앞 선부터 수비로 밀어붙여 공격 시간을 줄인 다음 미들 라인 수비에 신경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감독의 계산은 어긋났다. 정규리그 1위 KGC인삼공사는 모비스의 공격적인 수비에 막강한 화력으로 맞서 90-82로 승리를 거두고 1차전을 가져갔다. 이날 2점슛 성공률은 모비스가 목표로 했던 40%대가 아닌 65.2%(46개 시도 30개 성공)에 달했고, 사이먼은 자신의 플레이오프 통산 개인 최다 33점을 넣고, 9리바운드 5블록슛으로 펄펄 날았다. 슈터 이정현은 22점 9어시스트로 힘을 보탰다.
이로써 KGC인삼공사는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위해 75%의 유리한 확률을 잡았다. 역대 4강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40회 중 30회 챔프전에 올랐다. 양 팀의 2차전은 12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경기 내내 KGC인삼공사가 앞서던 승부는 막판에 불이 붙었다. 전반을 51-41로 리드한 KGC인삼공사는 3쿼터 초반 상대 파울로 추가 자유투를 얻어내는 사이먼의 3점 플레이와 키퍼 사익스의 3점포가 터지면서 57-41로 달아났다. KGC인삼공사가 일찌감치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모비스는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3쿼터를 66-74로 따라붙은 채 마쳤고 4쿼터 막판에는 네이트 밀러의 중거리 슛과 전준범의 3점슛으로 79-83, 4점 차까지 좁혔다.
다급해진 KGC인삼공사는 작전 타임을 불러 흐름을 끊었다. 그리고 이어진 공격에서 오세근이 골밑슛을 넣어 한 숨을 돌린 뒤 경기 종료 2분28초 전 이정현이 2점을 추가해 87-79로 점수 차를 다시 벌렸다. 이정현은 이어 자유투로만 3점을 더해 모비스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안양=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