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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공습ㆍ외국인 소개설… 공포 키우는 루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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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공습ㆍ외국인 소개설… 공포 키우는 루머

입력
2017.04.10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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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정상회담 후 한반도 위기설 증폭

4월27일 전쟁 발발ㆍ김정은 망명 등 SNS 유포

금감원 등 “지라시”… 정부는 뒷짐

주가ㆍ원화 가치ㆍ채권 트리플 악재

미 항공모함 칼빈슨이 8일 다시 한반도를 향해 출항하기에 앞서 4일 싱가포르에 정박해 보급을 받고 있다. 미해군홈페이지
미 항공모함 칼빈슨이 8일 다시 한반도를 향해 출항하기에 앞서 4일 싱가포르에 정박해 보급을 받고 있다. 미해군홈페이지

한반도가 ‘4월 위기설’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매년 4월은 북한의 주요 정치일정이 몰린데다 한미 연합훈련이 진행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지만, 특히 올해는 트럼프정부의 대북 선제타격 주장에 국내 대선정국의 불확실성까지 맞물려 자극적인 시나리오가 난무하고 있다. 정부는 “대부분 근거 없는 낭설”이라고 부인하면서도 확산되는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한 적극적 행보에 나서지 않아 비판이 일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직후 미국의 독자적인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이 나오면서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공습을 단행한 데 이어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칼빈슨을 포함한 항모강습단을 서태평양에 전진 배치시키는 등 대북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북부전구의 병력 15만명을 압록강으로 이동 배치했다는 외신 보도까지 겹치면서 한반도 주변의 긴장은 더욱 가팔라졌다.

여기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인되지 않은 루머들이 나돌면서 위기설이 증폭되고 있다. 일부 SNS에 ‘4월27일 전쟁’이라는 루머가 유포되는가 하면 주식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사이트에는 ‘김정은의 망명과 미국의 북한 공습’ 시나리오까지 나돌았다. 10일 오전 금융가에서는 “외국계 글로벌 기업 일부가 이달 들어 ‘대피계획(evacuation plan)’을 가동했다”는 정보가 확산되기도 했다. 미국의 북한 공격이 임박해 외국 기업이 직원과 가족들을 외국으로 대피시키는 프로그램을 가동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SNS를 포함한 온라인 상에 유포되는 위기설은 대부분 허위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의 대피계획과 관련해 “외국계 금융사들 분위기를 확인했지만 그런 움직임을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면서 ‘지라시(증권가 정보지)’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전쟁설을 지라시 내용으로 단정하며 “주식 시장이나 대선 국면에 영향을 미치려는 불순 세력의 개입 여부를 들여다 보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권력공백기에 빠진 정부가 위기와 관련한 각종 루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 위기론을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위기론이 고조되면서 이날 금융시장에서는 원화값(원ㆍ달러환율 7.7원 상승), 주가(코스피 0.86%, 코스닥 2.20% 하락), 채권값(3년 만기 국고채 금리 0.04% 상승)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정치권에서는 안보 위기론이 대선에 미칠 영향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단호히 말씀드리건대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행위는 결단코 한국 동의 없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 저의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과 관련한 정부 입장에 대해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보고 결정해 미국과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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