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4세대 기술인 72단 256Gb(기가비트) 3차원(3D) 낸드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가 4세대 낸드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독주하는 가운데 도시바와 SK하이닉스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전도 본격화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72단으로 쌓는 3D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해 올 하반기 청주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D램과 달리 전원이 끊겨도 데이터가 보존돼 최근 각광받는 메모리 반도체다. 3D 낸드플래시는 수직으로 셀을 쌓아 평면인 2차원보다 저장 공간을 크게 늘린 제품.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분기 2세대인 36단 128Gb 3D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양산했고, 같은 해 11월부터 48단 256Gb 3D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72단 3D 낸드플래시도 저장용량은 48단과 같지만 생산성이 30% 높아졌고, 고속회로 설계를 적용해 읽기와 쓰기 성능이 약 20% 향상됐다.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화성공장과 중국에서 4세대 64단 V낸드플래시 메모리 양산에 돌입했다. 올 상반기 가동하는 평택공장에서도 같은 제품을 공급할 계획이다. 일본 도시바도 올해 2월 64단 제품 생산을 시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연말 양산이 목표다. 64단 제품들이지만 저장용량은 모두 256Gb로 동일하다. 256Gb 낸드플래시 칩 하나로는 32GB(기가바이트) 용량의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72단 3D 낸드플래시를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적용하기 위한 개발을 진행 중이다. 김종호 SK하이닉스 마케팅본부장은 “최고의 생산성으로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해 D램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3D 낸드플래시는 인공지능(AI)ㆍ빅데이터ㆍ클라우드 등이 상징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465억 달러(약 53조원)인 시장규모가 오는 2021년 565억 달러(약 64조4,000억원)로 확대된다. 전체 낸드플래시 중 3D 비중은 지난해 18.8%, 올해 43.4%에서 내년에는 66%를 넘어설 전망이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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