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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급등 안철수, ‘밴드왜건’ 올라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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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급등 안철수, ‘밴드왜건’ 올라탔나

입력
2017.04.10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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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텐트 등 인위적 연대 대신

유권자 전략적 선택 나선 듯

중도ㆍ보수ㆍ무당파 安 지지로 흡수

‘이길만한 후보’ 찾아 결집 양상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4.12 재,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10일 하남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유형욱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가 4.12 재,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10일 하남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유형욱 후보의 지원유세를 하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지율을 끌어올리며 차기 대선전이 양강 구도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제3지대’, ‘빅텐트’ 등 특정 인물이나 정당이 주도하는 인위적 단일화ㆍ연대 가능성이 희박해진 상황에서 확인되는 유권자 주도의 실질적 후보 단일화 조짐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중도ㆍ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 표현에 나선 것이 주된 동력으로 꼽힌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안희정 충남지사에 이어 안철수 후보로 지지세를 몰아주고 있는 이들이 대선 막판까지 ‘전략적 선택’을 고수한다면 이번 대선도 2012년 대선에 비견되는 총력전 양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일보와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3월 10일 박 전 대통령 파면을 전후한 조원씨앤아이ㆍ쿠키뉴스의 여론조사 결과 추이를 분석한 결과, 중도ㆍ보수ㆍ무당파 지지층 상당수가 박 전 대통령 파면을 전후해 안철수 후보 지지층으로 흡수됐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확정 이후 이동 속도가 더 빨라졌다.

다자대결을 살펴보면, 안 후보 지지율은 박 전 대통령 파면 전인 3월 4~6일 조사에서 11.1%에 머물다 4월 1~3일 조사에서는 21.6%로 급등했다. 같은 기간 안희정 지사를 지지하던 중도ㆍ보수층과 의견을 유보한 무당파의 비율이 확연히 줄며 안 후보 지지로 이동한 경향이 뚜렷이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 파면 전후 국민의당 지지율이 14.3%에서 18.2%로 반등하면서 정당지지도 추세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대신 무당층은 17.8%에서 10.6%로 줄었다.

보수ㆍ무당파 지지층의 전략적 선택을 염두에 둔 ‘밴드왜건 효과’(다수의 선택을 따르는 현상)가 강화되면서 지지율 상승세를 더했다. 문재인ㆍ안철수 후보를 대상으로 한 가상 양자대결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자 중 안 후보 지지 의사를 밝힌 비율은 3월 46.8%에서 한 달새 85.9%로 폭증했다. 바른정당 지지자 비율도 55.6%에서 78.4%로 급등했다. 무당파에서도 39.3%에서 63.1%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간 반 전 총장, 안 지사 등으로 완만하게 지지 의사를 옮겨온 중도ㆍ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안 후보에게서 폭발적으로 결집하고 있는 데는 문 후보가 3일 확정되면서 차기 대선 구도가 사실상 굳어졌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 파면과 ‘태극기 세력’으로 상징되는 극우보수의 등장 등으로 합리적 보수가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이 생긴 것도 대선 판세를 흔든 변수로 작용했다. 문 후보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과 반감에 더해 선거 패배나 사표에 대한 체질적 거부감도 보수 유권자들이 ‘이길만한 후보’를 찾아 결집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숨죽이고 있던 중도ㆍ보수 유권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5ㆍ9대선이 2강 3약 5자 구도에서 실질적 양자 대결로 재편될 가능성이 생겨났다. 진보 성향 유권자의 경우 정권교체의 바람으로 이미 최대치로 결집된 상태인 만큼 중도ㆍ보수 유권자의 선택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갤럽이 1월 이후 최근까지 실시한 13차례 여론조사를 놓고보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무당층 등을 합한 범보수 지지층은 전체 유권자의 40%안팎으로 추산된다. 남은 기간 문재인ㆍ안철수 후보가 어느 정도의 확장력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이번 대선이 2007년 대선 양상으로 흐를지, 2012년 대선처럼 전개될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대선후보 등록일인 17일까지 남은 1주일이 중요하다”며 “문 후보가 확장력에서 우위를 보인다면 대세주자가 손쉽게 승리하는 2007년 대선이, 안 후보가 더큰 확장력을 보인다면 양대 주자간 싸움이 격해지는 2012년 대선 양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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