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상승세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대세론을 무너뜨릴 정도로 치솟고 있다. 골든크로스 현상을 주목해야 할 정도로 확실한 양강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안풍(安風)의 실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급격한 상승세의 배경에는 연초부터 안 후보가 기치로 내건 자강론이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자강론 없이 연초부터 정치권을 몰아쳤던 연대론에 휩쓸렸다면 지금의 안풍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 7,8일 한국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안 후보와 구 여권 후보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의 단일화를 묻는 질문에 부정적 답변이(56.1%)이 긍정적 답변(29.2%)보다 2배 가량 높았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10일 “주요 고비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꾸준히 자강론을 이어 온 안 후보의 저력이 서서히 힘을 발휘하면서 지지율에 반영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도 표심을 선점한 것도 안 후보 상승세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민주당 경선 직후 표류하던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지지층을 재빠르게 결집시킨 게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정치만 놓고 보면 적폐청산과 정권교체를 선점한 문 후보가 유리하지만 경제와 안보 등 영역을 넓히면 안 후보의 포트폴리오 구성이 잘 돼 있다”며 “반문 정서에 더해 안 후보 나름의 이런 긍정적 측면이 보수확장의 교두보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념성향별 지지율 조사에서 안 후보는 진보(25.4%)를 제외하고 중도(40.9%)와 보수(43.3%)에서 고루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문 후보는 진보(60.5%)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는 반면 중도(36.6%)와 보수(17.4%)에서 편차가 상대적으로 컸다.
정서적 호감도가 높아진 것도 안풍의 촉매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과격 지지층과 패권 이미지 때문에 반문 정서가 강한 문 후보에 비해 특별한 안티 계층이 없는 안 후보를 유권자들이 좀 더 편하게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다만 고정 지지층 없이 급속하게 바람을 타고 있다는 점에서 안풍의 지속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홍 소장은 “지난 주말 여론조사를 보면 안 후보가 본인이 끌어올 수 있는 최대치의 지지율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남은 기간 안 후보가 자신의 강점을 얼마나 극대화하면서 효율적인 전략을 펴느냐에 따라 바람의 세기는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상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nesdc.go.kr)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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