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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의 3점포 vs 삼성의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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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의 3점포 vs 삼성의 높이

입력
2017.04.10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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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틀리프(가운데)가 지난달 1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 경기에서 상대의 집중 수비에 맞서 골밑 공격을 하고 있다. KBL 제공
삼성 라틀리프(가운데)가 지난달 12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과 경기에서 상대의 집중 수비에 맞서 골밑 공격을 하고 있다. KBL 제공

농구를 알고 하는 ‘타짜’들이 즐비한 고양 오리온과 높이를 앞세운 정석적인 농구를 하는 서울 삼성이 챔피언 결정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맞붙는다.

정규리그 2위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오리온과 3위 삼성은 11일부터 5전3승제의 단기전 승부를 치른다. 체력은 여유 있게 삼성을 기다린 오리온이 앞선다. 삼성은 6강 플레이오프부터 인천 전자랜드와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3승2패로 시리즈를 끝내고 4강에 올라 많은 힘을 쏟았다.

8일 5차전을 마친 뒤 9, 10일 이틀 밖에 휴식을 취하지 못했지만 1승2패로 끌려가던 시리즈를 3승2패로 뒤집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반면 오리온은 정규리그 종료 후 2주 가량 쉰 탓에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된다. 정규리그 맞대결 성적은 오리온이 4승2패로 앞섰다.

양 팀의 승부는 외곽과 높이의 대결로 압축된다. 디펜딩 챔피언 오리온은 정통 센터가 없는 농구를 한다. 대신 키 190㎝대의 장신 포워드 군단이 곳곳에서 미스 매치를 유발하며 공격을 풀어간다. 여기에 정교한 3점슛도 장착했다. 올 시즌 오리온은 경기당 평균 7.4개(공동 2위)의 3점포를 꽂았다. 성공률은 37.4%로 10개 팀 중 가장 높았다. 또 애런 헤인즈(36)를 비롯해 이승현(25), 문태종(42), 허일영(32) 등 ‘타짜’들의 경기 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지난 시즌 챔프전 우승 멤버들이 건재하다는 점도 듬직하다.

적장 이상민(45) 삼성 감독은 “타짜들이 많아 가장 까다로운 팀”이라며 “빠른 공수 전환에 3점슛도 쏜다”고 경계했다. 이에 이 감독은 “골 밑보다 외곽이 강하니까 3점을 최대한 안 맞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삭발 투혼을 펼친 마이클 크레익(26) 역시 “오리온은 3점이 굉장히 강하다”면서 “열심히 막아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시즌 막판 무릎을 다친 김동욱(36)이 정상적인 몸 상태로 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김동욱의 공백을 우려하면서도 “정규리그 우승을 하고 싶었는데 2위의 아쉬움을 떨쳐내고 플레이오프에서 우승해 2연패를 달성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삼성은 오리온의 골 밑 공략을 노린다. 리그 최고 센터로 손꼽히는 리카르도 라틀리프(28ㆍ199㎝)가 버티고 있는 데다가 크레익(188㎝), 김준일(25ㆍ202㎝)이 든든하게 포스트를 지킨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39.2개(2위)의 리바운드를 잡아낸 데 반해 오리온은 36개(8위)에 그쳤다. 두 팀의 6차례 정규리그 맞대결에서도 삼성은 시즌 평균보다 더 많은 42개의 리바운드를 건져냈다. 오리온은 33.2개로 약 9개 차이가 난다.

무엇보다 라틀리프의 기세가 무섭다. 라틀리프는 6강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평균 25.8점 16.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삼성 슈터 임동섭(27)은 “라틀리프가 꾸준하고, 크레익과 (김)준일이도 있어 골 밑은 우리가 강하다”며 “골 밑에 트랩(함정) 수비가 들어갈 텐데 이 때 잘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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