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인근 산악지대에서 등산 중이던 한인 산악인 5명이 절벽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9일(현지시간) 캐나다 스쿼미시 왕립기마경찰대(RCMP)는 지난 7일 밴쿠버에서 북쪽으로 33㎞가량 떨어진 하비산 정상(해발 1,652m)에 쌓인 거대한 눈더미가 무너지면서, 이 곳을 지나던 5명이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졌다고 밝혔다.
RCMP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이날 여섯 명으로 구성된 등반대 가운데 뒤처진 한 명이 다른 등산객과 합류해 현장에 뒤늦게 도착했지만 나머지 다섯 명을 발견하지 못했다. 대신 이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 곳의 눈더미가 무너진 상황을 뒤늦게 확인하고 하산해 8일 오후 RCMP에 조난신고를 했다. 급히 수색에 나선 구조대와 인근 등반객 40여명은 9일 시신 5구를 정상으로부터 500m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해 수습했다.
구조대장 마틴 콜웰은 “절벽 위에 만들어진 불안정한 눈더미를 바위라고 착각해 밟았다가 무너지면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캐나다 CBC뉴스는 구조대원을 인용해 사망자들이 약 500m 절벽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RCMP는 유가족이 시신을 확인하기 전까지 신원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지역일간지 밴쿠버선은 “모두 한인 산악회에 속한 등산 경력자”라고 전했다. 윤기선 밴쿠버한인산우회 회장은 지역언론에 “회원 중 2명이 MJM하이킹 클럽에서 진행한 이번 산행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콜웰은 사망자들이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와 일대 로어메인랜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정기적으로 산행을 즐기던 산악인들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사망자 중 1명은 한국 국적자, 나머지 4명은 캐나다 국적자라고 확인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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