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상습적으로 추행해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뚜렛 증후군(틱 장애의 일종)’으로 인한 우발 범행이었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유죄가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법은 마포구와 서초구 일대에서 느닷없이 여성의 허벅지를 쓸어 올리거나, 지나가던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여러 차례의 추행을 저지른 박모(29)씨에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9월 24일 새벽 마포구 서교동의 한 거리에서 처음 만난 여성 이모(18)씨를 두 차례나 강제 추행했다. 이날 오전 6시쯤 이씨 일행에 “함께 식사를 하자”며 접근한 박씨는, 함께 식당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던 중 돌연 손으로 이씨의 허벅지 등을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다.
그의 나쁜 손버릇은 이번뿐이 아니었다. 같은 해 4월에도 홍익대 정문 근처의 한 식당에서 일하던 여성 종업원 송모(21)씨의 엉덩이를 수 차례 손으로 만졌고, 10월에는 서초구 강남역 인근 거리를 걸어가던 이모(23)씨의 엉덩이를 두 차례 만졌다.
박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평소 틱 장애를 가지고 있는 등 심신미약 상태였다는 이유를 들며 ‘우발적 범행’임을 강조지만, 재판부는 “틱 장애를 앓고 있는 점은 인정하나, 해당 질환이 의사결정 능력을 저해 할 정도는 아니”라며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추행 경위나 정도를 볼 때 피해자들이 느꼈을 성적 수치심이 가볍지 않고,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죄가 무겁다”면서도 “박씨가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입원 치료를 받는 등 개선 노력을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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