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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증조부 논란 강동원, 이한열 역 문제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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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증조부 논란 강동원, 이한열 역 문제없다"

입력
2017.04.1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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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은 이달 말 크랭크인 하는 영화 ‘1987’에서 고 이한열 열사 역을 맡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강동원은 이달 말 크랭크인 하는 영화 ‘1987’에서 고 이한열 열사 역을 맡았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이한열열사기념사업회가 '외증조부 친일파'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배우 강동원(36)이 영화 '1987'에서 고 이한열 열사 역을 맡는 데 문제가 없다고 밝혀 눈길을 끌고 있다.

이한열열사기념사업회는 지난 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배우 강동원이 이한열 열사의 역할을 연기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고 밝혔다. 강동원이 1987년 민주항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1987'에서 고 이한열 열사 역을 맡은 뒤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지던 논란에 대해 유족 측이 입장 표명을 한 것이다.

강동원은 지난달 초 외증조부 이종만씨가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친일파 후손인 강동원이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잃은 이한열 역할에 과연 맞는 것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됐다. 강동원이 영화에서 하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이에 대해 기념사업회는 "'1987'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려는 공안당국과 사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을 그린 영화다"며 "강동원이 이한열 열사 역을 연기하는데 그의 외증조부가 친일파였다는 논란이 있어 기념사업회는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유족과 이사님들의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기념사업회는 "강동원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것은 맞다. 그러나 일제에 낸 자금보다 독립운동이나 노동자 광부 농민에게 낸 금액이 몇 백배나 된다는 주장도 있다"며 그와 관련된 한 언론 기사를 소개했다. 이어 "몇 년 전 강동원이 외증조부를 환상적인 분이라고 표현한 것은 재산을 사회에 희사한 부분이었으리라 짐작한다"고 덧붙였다.

기념사업회는 또 "작년 여름 시나리오가 처음 나왔을 때, 박근혜 정부의 서슬이 시퍼렇고 블랙리스트가 작동하고 있었을 때 영화 '변호인'에 나온 배우 송강호가 몇 년 째 변변한 역을 맡고 있지 못했을 때, '1987'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불이익을 감수하고 출연을 하겠다고 한 배우가 셋 있었는데, 강동원은 그 중 한 사람"이라고도 했다.

기념사업회는 "유족과 이사님들의 의견에 따라 강동원의 부친도 아니고 외증조부의 일로 배우를 교체하고자 하는 것은 너무 편협하다"며 "외증조부가 어떠했느냐 보다 지금 그 배우가 어떤 자세이냐가 더 중요하다. 여기에 별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작년 여름)에 출연을 결정했던 배우이니 함께 가야 한다"며 "제작사측에서도 조심스럽게 저희 의견을 물으셨고, 유족과 이사회의 의견을 말씀드렸다"고 그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1987'은 ‘지구를 지켜라’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를 연출한 장준환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로 6월 민주항쟁을 다룬 최초의 장편 상업영화다. 김윤석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벌어진 남영동 대공분실을 이끄는 공안경찰 박 처장 역을, 하정우가 의혹이 가득 찬 사건 처리 과정을 의심하는 부장검사 역을 맡았다. 민주화 운동을 하다 목숨을 잃게 되는 대학생 이한열 역은 강동원이, 박종철 역에는 여진구가 각각 캐스팅됐다. 이달 말 크랭크인한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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