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북핵 해법 도출 못해
미 항공모함 칼빈슨 서태평양 이동
중국은 北 접경지역에 15만 병력 집결
북한, 잇단 기념일 맞아 도발 가능성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

미중 정상회담에서 뚜렷한 북핵 해법이 도출되지 않으면서 한반도의 정세가 또다시 긴장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북한의 의회 격인 최고인민회의가 11일로 예정돼 있고 15일은 북한이 ‘태양절’이라며 최대 명절로 치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이어서 이번 한 주가 도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6~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열었으나 핵심 의제였던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양국 정상회담 직후인 7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시진핑 주석은 회담에서 북한의 핵(개발)의 진전이 심각한 단계에 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공유했다”고만 밝혔다. 북핵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원론적 공감대에서 구체적인 해법 도출로 나아가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도중 시리아 공군기지에 대한 공습 명령을 내린 사실을 두고, 미국이 북한과 중국을 겨냥해 ‘대북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장을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CVN 70)를 기함으로 하는 항모강습단이 9일 현재 한반도 주변 서태평양 해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미국의 경고는 더욱 수위를 높여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대북 단독행동’이라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받아 든 중국의 행보에 달린 형국이다. 당장 중국이 한반도에서의 무력 충돌 등 예기치 않은 상황에 대비해 북중국경에 군부대를 집결시켰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일본 산케이(産經)신문과 대만 중국시보(中國時報) 온라인판 등은 이날 중국 동북지방 방위를 맡은 북부전구가 2개 집단군 약 15만명을 배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이 조만간 대북 설득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더 우세하다. 세컨더리보이콧, 대 한국 전술핵 재배치, 대북 군사행동 등의 조치는 경제·안보면에서 중국 정부에게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다웨이(武大偉) 북핵 6자회담 중국측 수석대표 겸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의 10일 방한이 주목되는 이유다.

북한이 중국의 설득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중국의 잇단 경고에도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해 왔다는 측면에서 북한이 도리어 미국의 경고와 압박에 ‘강대강’ 전법으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9일 정지통신위성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이 북한 설득에 나서겠지만, 주요 기념일 정주년을 맞은 북한이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충분하다”고 말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함께 걷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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