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의 한 쪽 당사자인 중국은 회담 성과를 포장하느라 여념이 없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국제적 위상과 대내외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다. 반면 북한 핵ㆍ미사일과 관련해 진전된 해법을 기대했던 일본은 떨떠름한 분위기다.
중국은 정부와 관영매체가 총동원돼 미중 정상회담의 성과를 부각시키며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9일 외교부 홈페이지 게재글로 “시 주석의 방미를 통해 양국 관계는 협력만이 유일하고 올바른 선택이며 양국이 완전한 협력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은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 속에서 성공리에 마무리됐고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이어 미중 정상회담이 올 가을 제19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성사된 중대한 외교활동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외교부 홈페이지에는 양국 정상이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환하게 웃으며 악수하는 사진 등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반면 일본에선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긍정평가와 달리 정치권의 평가는 박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대북 관여 자세 등을 높이 평가했지만, 집권 자민당의 중견 의원은 “북한 핵개발 억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명확히 나오지 않았다”며 “중국으로부터 눈에 보이는 대응이 없었으니 일본에겐 불충분하다”고 반응했다. 외무성 주변에선 “시리아 공격이 더해져 군비 확장에 열중하는 대중국 억제 메시지가 됐다”는 반응도 나왔지만, 대체로 북한이나 중국에 대한 압박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주류였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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