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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24시] 스마트 도시로 美 극복.. 시진핑의 꿈 ‘슝안신구’

입력
2017.04.09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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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남쪽으로 1시간 거리

친환경-대외개방 기능 집중

홍콩 두 배 넓이 땅에 조성

“시 주석 장기집권 계획” 분석도

지난 1일 국가급 신구로 지정된 허베이성 바오딩시의 슝안신구 예정지역. 신화통신
지난 1일 국가급 신구로 지정된 허베이성 바오딩시의 슝안신구 예정지역. 신화통신

‘중국의 천년대계이자 국가대사’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대문짝만하게 실린 기사 제목이다. 국무원이 허베이성 바오딩시의 3개 현(슝ㆍ룽청ㆍ안신)을 묶어 국가급 신구를 만들겠다는 슝안(雄安)신구 조성 계획을 다룬 기사다.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계획이길래 중국 최고의 권위지가 백년대계도 아닌 천년대계까지 운운하는 걸까.

중국은 개혁ㆍ개방 이후 수많은 특구를 조성해 경제 발전의 토대로 삼아왔다. 경제특구(7개)ㆍ개발구(219개)ㆍ고신기술산업개발구(145개)ㆍ자유무역구(11개)ㆍ신구(18개) 등이다. 이들 지역에는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이번에 슝안신구 계획이 발표되면서 국가급 신구는 19개로 늘어나게 됐다. 베이징 남쪽 1시간 거리인 슝안신구는 100㎢ 면적으로 시작해 홍콩의 두 배인 2,000㎢까지 확대될 계획이다.

슝안신구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신구 지정을 직접 결정했을 정도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의지가 투영돼있기 때문이다. 지역내총생산(GRDP)이 베이징의 1%에 불과한 이 곳을 성공적으로 개발한다면 지역 균형발전과 함께 대도시 인구 과밀화ㆍ스모그까지 완화할 수 있다. 이는 시 주석이 심혈을 기울여온 징진지(京津冀, 베이징ㆍ톈진ㆍ허베이)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시 주석의 치적이 될 수 있다.

실제 슝안신구에는 비(非)수도 기능이 집중될 예정이고, 중국 정부와 공산당은 이 곳을 친환경ㆍ생태ㆍ스마트 도시이자 대외개방 플랫폼으로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다. 가장 모범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덩샤오핑(鄧小平)의 선전경제특구, 가장 현대적인 모델로 평가되는 장쩌민(江澤民)의 상하이 푸동신구를 잇는 ‘대역사’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는 시 주석이 강조해온 ‘중국의 꿈’(中國夢)과도 관련돼 있다. 굴기(堀起ㆍ우뚝 섬)에 바탕해 미중 신형대국관계를 외교정책 기본방향으로 삼고 있는 그의 중국몽은 샤오캉(小康ㆍ중산층) 사회 건설을 넘어 장기적으로 미국을 넘어서는 세계 초일류국가 건설이다. 중국 공산당이 슝안신구 건설 계획을 굴기에 빗대 ‘슝치(雄起)’로 표현하는 이유다.

일각에선 슝안신구 건설이 시 주석의 장기집권 계획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오는 11월 제19차 공산당대회를 통해 2기 체제를 출범시킬 예정인 시 주석에겐 관례로 굳어진 10년 집권 이후를 위해 명분이 필요했고 대역사로 포장된 슝안신구가 그 예라는 것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슝안신구 건설 계획을 전하는 기사에서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역사적 선택”이란 표현을 반복해 강조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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